LG생건·아모레, 지난해 4Q 또 ‘뒷걸음질’…‘립스틱 효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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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아모레, 지난해 4Q 또 ‘뒷걸음질’…‘립스틱 효과’ 없었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1.18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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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잠정 공시…작년 4분기 대비 매출 13%, 영업익 58%↓
아모레퍼시픽, 영업익 54% 감소 예상…“코스알엑스 성장세 기대”
양사, 북미·일본 등 판로 개척 안간힘…“단기간 성장은 쉽지 않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왼쪽부터)LG생활건강 사옥과 아모레퍼시픽 본사. ⓒ각 사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실적이 여전히 빨간불이다. 불황과 중국시장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간에 성과를 볼 만한 신사업을 모색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경기가 안 좋을수록 화장품 매출은 오른다는 ‘립스틱 효과’도 통하지 않은 형국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 하락한 1조5672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7억 원으로 전년보다 57.6%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의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54% 쪼그라든 9827억 원과 26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회사의 실적 부진은 지난 2021년 4분기부터 계속되고 있다.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시장에서 맥을 못추면서 실적 반등을 노리지 못 한다는 평가다.

이들이 ‘중국 리스크’에 뒷짐만 지고 있던 건 아니다.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등 새로운 판로 확장에 힘써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2022년 미국의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의 운영사 ‘타타스 내츄럴 알케미’의 지분 100%를 1681억 원에 인수했다. 작년에는 미국, 유럽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는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사들이기도 했다.

LG생활건강 역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주 열린 CES 2024에 참가,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를 선보이며 북미 시장 진출을 꾀했다. 또한, 2019년 인수했던 미국 화장품업체 '더 에이본 컴퍼니'의 상품 라인업을 개선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북미권에서 단기간에 이름을 알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인지도가 아직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북미 시장은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잘 정착한다면 브랜드 성장세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만큼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실적 개선을 위해 두 회사가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LG생활건강은 중국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면서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등 중국 내 인기 라인업을 리뉴얼했다. 이어 연말부터는 일본 내 △글린트 △프레시안 △힌스 등 색조 브랜드의 마케팅을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발빠르게 중국 내 점포를 줄이는 반면 일본 시장에 △에뛰드 △이니스프리 △라네즈 △헤라 △에스트라 등 브랜드를 진출시켰다.

최근 LG생활건강이 쿠팡과 4년 9개월 만에 화해하면서 ‘로켓배송’ 직거래를 재개한 것도 눈에 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19년 4월 쿠팡과 납품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약 5년 만에 이커머스 1위인 쿠팡과 다시 손을 잡으면서 실적 부진을 메꾸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쿠팡과의 거래를 재개해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중국 등 국내외 경기침체와 경쟁 심화로 매출 등 이익이 감소했다”며 “올해 중국은 꾸준히 주요시장으로 공략하면서 북미와 일본 등 유통판로 다변화로 실적 개선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에는 코스알엑스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알엑스 실적이 해외 매출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아직 잠정 공시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그 어떤 예상도 하기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만 “작년에 인수한 코스알엑스 브랜드가 워낙 성장세이기도 하고, 전체 매출 중 북미 쪽에서만 절반 이상이 나오고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진 않았다.

또한 “중국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줄인 것은 온라인으로 체질을 바꿔 중국 시장 내 파이를 확대하려는 계획”이라며 “북미와 일본 등 다양한 유통판로를 개척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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