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쿠팡이츠에 ‘배달앱 2위’ 내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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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쿠팡이츠에 ‘배달앱 2위’ 내준 까닭은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1.26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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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활용…‘락인 효과’
누리꾼 “요기패스X, 혜택 비해 구독료 부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요기요, 쿠팡이츠 CI. ⓒ각 사

요기요가 쿠팡이츠에 배달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요기패스X’, ‘로켓와우’ 등 각기 다른 구독 서비스로 할인 경쟁을 펼쳤지만, 쿠팡과 연계한 쿠팡이츠의 ‘락인효과’ 전략이 우세했다는 평가다. 쿠팡이츠의 가파른 성장세에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달의 민족도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요기요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100만1706명으로 쿠팡이츠(111만5160명)보다 11만3454명 뒤처졌다. 쿠팡이츠가 2019년 5월 출범 이후 약 5년 만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투톱 체제’를 무너뜨린 것이다.

업계는 이같이 판도가 바뀐 원인으로 양사의 ‘구독 서비스’를 꼽고 있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각각 ‘요기패스X’(4900원), ‘로켓와우’(4990원)의 구독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요기요는 한달에 4900원을 내면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쿠팡이츠는 월 4990원에 금액과 상관없이 10% 자동 할인된다.

구독료만 놓고 보면 요기패스가 뒤질 이유가 없으나, 쿠팡이츠가 앞서 나가는 데엔 다른 이유가 있다. 요기요는 7%(최대 1500원) 할인과 주문액에 따라 2000~5000원의 할인 쿠폰을 차등 지급한다. 배달비 무료 혜택을 받으려면 1만7000원 이상을 주문해야 한다. 반면 쿠팡이츠는 금액과 상관없이 10% 할인을 제공한다. 1만 원이든 10만 원이든, 무조건 10%를 할인하는 시스템이다. 배달의민족의 10% 할인 쿠폰은 최대 1만 원까지만 적용된다.

주목할 점은 ‘로켓와우’가 본래는 쿠팡의 멤버십이라는 것. 쿠팡은 지난해 11월 전국 로켓와우 구독자들이 쿠팡이츠 이용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확대했다. 이용자들은 약 5000원의 구독료를 내고 쿠팡과 쿠팡이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쿠팡 구독자를 쿠팡이츠에도 가둬두는 ‘락인효과’(Lock-in)를 노린 셈이다. 로켓와우 회원 수는 2022년 기준 1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로켓와우 고객인 만큼, 요기요가 ‘쿠팡’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당해내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요기요의 ‘요기패스X’ 구독 서비스 혜택에 의문을 가진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본래 요기패스X의 구독료는 9900원이었는데, 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을 주문할 때는 배달료 무료도 안된다’, ‘요기패스X 쿠폰이 일반 할인 쿠폰과 중복 사용할 수 없을 때도 많다’, ‘만원이나 쓸만큼 배달을 배달을 자주 시켜먹지 않는다’ 등 불편함을 쏟아냈다. “구독료에 비해 혜택이 적게 느껴져 돈이 아깝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구독료를 49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지난 8일부터는 일반 할인 쿠폰도 중복 적용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쿠팡과 쿠팡이츠 모두를 4990원에 이용할 수 있고 주문액 제약 없이 할인이 보장되는 로켓와우 멤버십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쿠팡이츠의 2020년 5월 DAU는 5만 명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듬해 같은 기간엔 75만 명으로 크게 성장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 성장세가 워낙 가팔라서 다들 언젠가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의 민족도 긴장해야 할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는 “거대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쿠팡을 발판 삼아 쿠팡이츠가 배달 앱 시장에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가격 경쟁이 중요해진 만큼 경쟁 업체들은 유저들에게 피부로 느껴지는 혜택을 제공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웹사이트 순위 분석업체 코리안클릭에 의하면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앱 순이용자수 성장률은 쿠팡이츠(12%), 배달의민족(-3.65%), 요기요(-8.04%) 순으로 집계됐다. 이탈률은 요기요(29.66%), 쿠팡이츠(21.4%), 배달의민족(13.28%) 순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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