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도 AI로’…제약바이오 패러다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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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도 AI로’…제약바이오 패러다임 바뀐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2.0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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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 개발 비용↓·가능성↑…“데이터 부족은 과제”
데이터 사용절차 및 접근성 개선 등 규제 완화 목소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약사가 약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약·바이오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신약 개발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하고 1% 미만의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차세대 IT 기업들과 손잡고 AI 신약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GC셀은 AI 기업 ‘루닛’과 협업한다. 루닛이 개발한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유방암·위암 등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AB-201’을 연구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R&D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을 개발한다. AI 기반 유망 바이오텍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0월부터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소프트웨어 ‘신시아’를 활용해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한미약품은 바이오텍 아이젠사이언스와 AI 항암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AI는 제약사들의 숙명이자 ‘고위험·고수익’으로 여겨지는 신약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업계에선 신약을 개발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 원 규모의 돈을 들여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성공 확률은 3만분의 1 수준으로 희박하다. 개발이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그만큼 많은 리스크와 비용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인식돼 왔다.

업계는 AI를 활용하면 시간과 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시간은 기존보다 절반 수준인 6년, 비용은 60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쌓인 의료데이터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의 파이프라인에서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임상 단계에서 잠재적인 부작용을 분석해 사고율도 줄이고 결과도 더 빠르게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전통적인 임상시험을 대체하는 분산형 임상시험(DTC)이 떠오름에 따라 AI 신약 개발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DCT는 임상시험 시 기관이 아닌 연구 참여자의 집이나 별도 의료 시설에서 진행되고 연구 데이터가 온라인으로 수집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 임상시험은 참여자에 대한 식별, 모집, 자료 획득, 추적 검사 등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이 늘어난다고 지적돼 왔다. 그러나 DTC는 디지털 기술로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 임상의 효율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외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AI 신약 개발의 한계도 거론된다. AI가 학습할 ‘데이터 부족’ 문제다. 통상 신약을 개발할 때는 임상 단계가 높아질수록 수집 데이터가 적어진다. 여기에 보안 등의 이유로 각 기업이 연구·개발 정보를 유출하지 않아 데이터가 기업 내에만 고립되는 문제도 있다. AI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고도화되는 만큼 ‘데이터 부족 현상’은 치명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은 민관이 협력해 ‘연합학습 플랫폼’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연합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멜로디)를 국가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K-멜로디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제약기업들이 활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한 연구원은 “데이터 고립 문제는 AI가 활용해야 할 데이터 부족 문제를 동반한다”며 “제약산업이 AI의 효과를 확실히 느끼려면 꼭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데이터 활용 시 복잡한 사용절차와 의료데이터의 낮은 접근성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지난달 12일 ‘AI신약융합연구원(CAIID)’을 설립했다. 연구원은 AI 신약 개발 과제 발굴·기획·집행 등을 비롯해 전문인력 양성 교육 홍보, AI 신약 개발 포럼 및 경진대회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연평균 45.7% 성장해 2027년 40억35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AI 신약 개발 투자유치 누적 금액은 약 6000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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