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실체는 있는데 명분이 없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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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실체는 있는데 명분이 없을 뿐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1.14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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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패배 책임론 놓고 주류-비주류 물밑 신경전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14일 "친노라는 개념은 실체가 없는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지난 대선 패배에 따른 '친노 책임론'이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면서 "친노라는 이름을 갖고 책임공방을 하는 것은 민주당의 분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총선 때나 모든 선거 때마다 민주당 후보자들은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모든 선거홍보 팸플릿에 함께 해왔던 시간들을 자랑스럽게 기재했다"며 "우리 모두가 친노고 친김대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지사의 이 같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날 한 유력 정치인은 "친노의 실체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그럼 지난 대선 때 친노를 대표했던 문재인 후보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 후보를 도왔던 세력들이 친노 아니냐"고도 따졌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 내에서 친노가 사실상 주류인데, 대선에서 졌기 때문에 정치적 명분이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명분이 없으면서도 민주당 내 최대 계파가 친노이고, 이처럼 실체가 있는 친노는 결코 자신들의 기득권을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 ⓒ뉴시스

이 가운데, 문병호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친노 계파가 일정 부분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당을 주도했다"며 "문재인 의원을 정점으로 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따랐거나 연관된 분들이 민주당 당내 권력에서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은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당을 주도했던 분들은 좀 한발 물러서고 다른 분들이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또 당을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도 말했다.

쇄신파 안민석 의원도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내부에 있는 계파로 인해 이길 수 있는 총선과 대선에서 패했다"고 계파 존재를 인정, "계파가 '만악'(萬惡)의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안희정 지사와 문병호 비대위원, 안민석 의원의 발언을 놓고 민주당에서 본격적인 계파 간 힘겨루기 경쟁이 펼쳐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상당하다.

물론, 안 지사가 친노 자체를 부인할 뿐만 아니라 문 위원은 이날 "친노-비노 그런 분류법을 한단계 뛰어넘는 정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고, 안 의원도 "계파 갈등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라는 이들의 발언 속에는 되려 상대 계파에 대한 '칼'이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당장 겉으로 드러내놓고 하지는 않겠지만 계파 간 물밑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해석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몇개월 후에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대결이 가시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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