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제치고 백화점 맹추격’…편의점, 오프라인 ‘유통 왕좌’ 노린다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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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제치고 백화점 맹추격’…편의점, 오프라인 ‘유통 왕좌’ 노린다 [르포]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2.02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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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편의점 매출 16.7%…백화점 0.7%p 차이
2021년 대형마트 앞지른 뒤 격차 더 벌려
성장률은 독보적…올해 백화점 추월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2일 서울 시민 A씨가 광화문의 한 편의점에서 음식을 고르고 있다.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바야흐로 ‘편의점 전성기’다. 국내 편의점이 백화점과 매출 격차를 좁히며 오프라인 유통 왕좌를 노리고 있다. 불황과 1인 가구 증가, 높은 접근성 등이 맞물리면서 편의점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한 결과다.

지난달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의 매출 구성비는 16.7%로 백화점(17.4%)을 0.7%포인트(p) 차로 바짝 따라잡았다. 대형마트(12.7%)와 준대규모 점포(2.7%)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편의점은 지난 2021년 0.2%p 차이로 마트 매출을 추월한 뒤 꾸준한 성장세로 격차를 더 벌렸다.

2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시 광화문의 한 편의점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그곳에서 홀로 서울에서 생활하는 A 씨를 만났다. 그는 편의점을 매일 찾는다고 말했다.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접근성이 높고 1인 가구에 특화된 상품이 많아서 편리하단 게 이유다.

A 씨는 “편의점의 접근성은 따라올 수 없다”면서 “마트보다 가격이 높아도 집이랑 가깝다는 강점을 이기지는 못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택배 발송이나 ATM 등의 서비스가 이용률을 높인다고도 했다. 그는 “ATM을 쓸 일이 있거나 중고거래 시 택배를 보낼 때 은행, 우체국보다 가깝고 저렴한 편의점을 찾는다”며 “갔다가 맥주나 간식거리를 사게 된다”고 했다.

1인 가구에 특화된 상품 구성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A 씨는 마트에서 음식 재료를 대량으로 살 때도 있지만, 다 못 먹고 버리기 일쑤였다. 결과적으로 ‘돈 낭비’ 했다는 생각에 편의점에서 식재료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A 씨는 “대형 마트들은 소량 구매를 못 할 때도 많다”며 “필요없는 수량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음식을 조금씩 살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절약하는 느낌도 든다”고 전했다.

2022~2023년 연간 업태별 매출 구성비. ⓒ산업통상자원부

편의점은 그 성장세가 다른 채널보다 확연히 높다.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매출이 8.1% 올랐다. 준대규모점포(3.7%), 백화점(2.2%), 대형마트(0.5%)와 비교하면 독보적인 수준이다.

A 씨도 백화점 소비를 크게 줄였다. A 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생각에 명품 소비를 자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의점은 마트보다 비싸더라도 비교적 큰 돈이 아니기도 하고 필수 먹거리를 사는 것인 만큼 지출을 줄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은 생활과 밀접한 소비가 이뤄지는 만큼 심리적인 부담이 적어 경기에 대한 영향을 적게 받는 것 같다”며 “큰 소비를 해야 하는 백화점보다 성장세가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 연령층이 다양해진 것도 눈길을 끈다. 상품군 다양화와 질적 향상 덕이다.

그는 “소비 연령층도 다양해졌다”며 “과거 젊은층이 주 고객이었지만 최근 40대 이상도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분들이 늘었다”고 했다.

2일 서울 시민 A씨가 광화문의 한 편의점에서 음식을 데우고 있다.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편의점은 대형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차별화된 식품을 선보이며 소비 연령대의 스펙트럼을 충실히 넓혔다.

한 편의점 직원은 “예전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면 손님이 있을 때만 응대하면 되니 ‘꿀알바’였지만 요즘은 손님이 정말 많아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편의점 음식이 몸에 안좋다는 인식도 많이 사라졌다”면서 “상품 질이나 맛이 많이 개선된 덕인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이들 찾는 것 같다”고 짚었다.

과연 올해 편의점이 백화점을 누르고 오프라인 유통 1위에 오를 수 있을까. 유통업계에선 편의점의 높은 성장세에 주목, 이르면 올해 편의점이 백화점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상품 출시와 접근성, 불황 등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면서 “올해 중 지각변동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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