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유통업계에 직원이 자사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임플로이언서 콘텐츠’가 뜨고 있다.

임플로이언서는 직원을 뜻하는 ‘employee(임플로이)’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란 뜻의 ‘influencer(인플루언서)’를 합친 단어로, 자신이 다니는 기업의 복지나 환경, 생활 등을 SNS에 공유하는 영향력이 큰 직원을 뜻한다. 이들이 SNS에 제품을 소개하면 실제로 매출이 상승하는 등 홍보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물산이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유튜브 채널 ‘알꽁티비’는 최근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알꽁티비’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직원들의 일상 등을 소개하는 채널이다.

특히, 직원들의 ‘출근룩’을 소개하는 콘텐츠는 9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얻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누리꾼들은 ‘패션회사 직원들은 역시 다르다’, ‘옷 참고하기 너무 좋은 것 같다’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알꽁티비는 비공식 채널로 처음에는 제품 홍보 목적이 아니었다”고 하면서도 “삼성물산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기여해 알꽁티비를 보고 입사 지원을 하는 청년들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LF는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에서 임플로이언서가 등장하는 ‘어디 거에요?’ 코너를 개설했다. 해당 코너에서는 LF 직원들이 가방, 지갑 등 패션 제품들을 추천한다. 

‘패션 회사 직원들은 어떤 가방을 들고 다녀요?’에 소개된 ‘아떼 바네사브루노 백팩’은 유튜브 노출 이후 매출이 20배 가량 급증했다. ‘패션 회사 직원들은 무슨 지갑 들고 다녀요?’에 나온 ‘닥스의 블랙DD로고 소가죽 미니 크로스백’은 10일 만에 1억 원 이상 팔렸다. 해당 콘텐츠는 조회 수 372만 회, 3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LF 관계자는 “해당 제품들 구매 고객 80%이 신규 고객”이라며 “임플로이언서 콘텐츠가 브랜드 호감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제 직원들이 제품을 추천하는 만큼 신뢰감과 친근함, 공감대 등이 형성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랜드도 임플로이언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랜드 직원들이 지난달 직접 아디다스 광고 모델로 나선 이후, 이랜드의 스니커즈 매장 ‘폴더’에서 아디다스 매출이 전년 동기(1월 12~18일 기준) 대비 42%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의 유아동 플랫폼 ‘키디키디(Kidikidi)’는 육아를 하는 직원들이 직접 상품을 소개해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30% 올랐다.

임플로이언서 콘텐츠는 패션업계를 넘어 전 유통계로 뻗어나가는 추세다. CJ올리브영은 사내 상품기획자가 제품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올영TV’를 만들었다. ‘훈디의 파우치 습격’ 코너에서 CJ올리브영 윤재훈 MD가 뷰티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다. 식품회사 CJ프레시웨이는 유튜브에서 ‘VIVA 쿠킹토킹’라는 코너로 직원들의 요리 토크쇼를 전개 중이다. 영상에서 직원들은 CJ프레시웨이의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만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홍보 관계자들이 임플로이언서 콘텐츠 정보를 서로 묻는 등 (임플로이언서를 활용한 홍보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보인다”면서 “실제로 매출 상승 등 효과가 좋아 앞으로 더 유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