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OCI 통합’에 녹아든 ‘신약 개발’ 뚝심 [CEO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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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OCI 통합’에 녹아든 ‘신약 개발’ 뚝심 [CEO 오늘]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2.13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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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회장 “오로지 R&D만이 나의 소명”…두 아들 가처분 신청 “가슴 아픈 일”
OCI 통합, R&D 및 상속세 재원 될 것…“글로벌 기업 도약 위한 동력 마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한미그룹

“오직 ‘연구개발(R&D)’을 외치며 평생을 산 임성기 전 회장은 나의 오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다. 그가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씀에 담긴 ‘한미의 비전’을 영원히 지켜내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최근 임원들과의 대화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가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R&D를 향한 그의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혁신신약 개발’,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과제를 완성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그의 모든 경영 전략에는 언제나 ‘R&D’가 있었다. 이번 OCI그룹 통합도 바로 이 ‘R&D를 향한 뚝심’에서 나온 결단이다.

 

해외 사모펀드들 주가 2배 넘는 금액 제시에도 ‘단호히 거부’


송 회장은 결단이 필요했다. 고 임성기 전 회장이 영면한 후 5400억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야 했다. 지난해 10월,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3만 원 이하로 떨어졌을 땐 ‘선대 회장이 한평생 일군 한미그룹을 통째로 매각하는 상황까지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까지 느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사모펀드들이 ‘달콤한 손길’을 뻗어왔다. 최근까지 여러 해외 사모펀드들은 송 회장에게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각을 제안했다. 하지만 송 회장은 50년간 일궈온 한미의 일방적 매각 방식은 단호히 거부했다.

 

OCI 통합은 ‘최선’…R&D, 상속세 재원 될 것


송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은 논의 끝에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고 한미의 DNA를 지키며 R&D 중심 제약기업으로 단단히 서는 최선의 방안’으로 OCI그룹과의 통합안을 마련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의 결단에 만장일치라는 의사 결정으로 힘을 실었다. 

이 방안은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OCI홀딩스가 오르는 동시에 OCI홀딩스 1대 주주에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오르는 통합 모델이다. 송 회장과 임 사장은 각자대표 체제 하에서 지난 50년간 임성기 전 회장이 그려온 한미의 비전을 이끌 참이었다.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에서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던 한미그룹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송 회장은 통합 발표 이후 임직원들에게 띄운 글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톱 티어(top-tier) 기업으로 올라설 힘찬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회사가 한미 가족 여러분 삶의 울타리가 돼 주겠다는 약속은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선대 회장 유언 공개...“신약 개발은 숙제이자 최고의 선물”


“우리가 제약, 신약 R&D에 최선을 다하고 참 많은 약들을 개발했지만 여전히 우리 인체는 풀지 못 한 비밀이 너무나 많다. 이제 남은 너희들이 더욱 R&D에 매진해 그 비밀들을 풀어 나가라. 더 좋은 약, 신약을 만들거라. 그것이 너희들의 숙제이자,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고 임성기 전 회장의 마지막 당부다.

송 회장은 가슴 속에 깊이 품은 임 전 회장의 유지를 공개하면서, ‘신약 개발’과 ‘R&D’을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한미그룹의 길을 분명히 했다.

1개 프로젝트마다 10년 이상씩 소요되는 혁신신약 개발이 흔들림 없이 지속돼야 하며, 특정 개인의 즉흥적 경영 스타일에 한미의 R&D DNA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다. 한미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분유나 식품, 진단사업 등이 아닌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을 관통하는 ‘혁신신약 개발’임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맞닥뜨린 두 아들과의 대립, 송 회장은 ‘한미의 비전’을 위해서라면 그마저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두 아들이 이번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을 신청한 데 대해 “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진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장녀 임주현 사장 역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아버지가 남긴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두고 깊이 고뇌했다. 임 사장은 2015년 한미가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신약 라이선스 딜을 체결하는 모든 과정을 임 전 회장과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임 사장의 ‘지켜야 할 것과, 양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철학이 임 전 회장 만큼 단단한 이유다.

 

송 회장 “매년 1~2개 혁신신약 출시”


송 회장의 목표는 한미약품을 글로벌 신약 개발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송 회장은 2021년 혁신신약을 상용화한 뒤 매년 1~2개의 혁신신약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대사성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9종, 항암신약 12종, 희귀질환 신약 8종, 기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BTK, 당뇨망막병증치료제 루미네이트 등 총 31개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췄다. 송 회장이 약속한 대로 매년 1~2개의 혁신신약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송 회장은 추대 당시 “임성기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재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없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강국을 이루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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