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에 빠진 뷰티업계…‘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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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 빠진 뷰티업계…‘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길래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2.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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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제2의 장기’라 불려…체중 1~3% 차지
‘코스맥스BF’ 출범…“초격차 기술로 미래 화장품 우위 선점”
한국콜마, 노화 억제 마이크로바이옴 ‘KOLBM20’ 세계 첫 발견
내년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시장 규모 3조6000억원 육박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코스맥스 평택 2공장(왼쪽)과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 ⓒ 각 사

화장품업계가 ‘마이크로바이옴’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체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이나 유전정보를 뜻한다. 체중의 1~3%를 차지할 만큼 양이 많은 데다, 우리 몸의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제2의 장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화장품과 결합하면 각종 트러블, 노화 등 피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유통가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부지런히 노를 젓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는 지난 5일 바이오 소재 연구개발 연합체인 ‘코스맥스BF’(Bio Foundry)를 발족시켰다. 

코스맥스BF는 자사만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토대로 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두피 노화 개선, 인공 피부 모델 개발 등의 연구 성과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뷰티기업인 로레알그룹과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해 판을 더 키웠다.

코스맥스 측은 “바이오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 코스맥스BF를 통해 미래 화장품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가 세계 최초로 발견한 마이크로바이옴 ‘KOLBM20’. ⓒ한국콜마

또 다른 ODM 기업인 한국콜마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앞서 한국콜마는 지난달 CJ올리브영과 손잡고 마이크로바이옴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22일엔 세계 최초로 자외선 노출에 인한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마이크로바이옴 ‘KOLBM20’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KOLBM20은 ‘Kolmar Biome 20’의 줄임말로, 한국콜마의 사명에서 따온 이름이다. 회사에 따르면, 광노화의 원인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중 하나인 ‘KOLBM20’이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향후 KOLBM20을 활용해 자외선이 피부에 침투해도 노화를 억제하는 선케어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제품 출시 일정은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고객사 수요는 많을 것으로 예상돼 제품 소재 등을 만든다면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시일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은 지난 십수년간 지속됐지만 최근 관심도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흥행은 국내 뷰티업계가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글로벌 매체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언급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최고치인 8.4%를 기록했다. 그는 “2018년 즈음에는 관심도가 성숙기였는데 최근 유럽, 북미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최근 뷰티기업이 유럽과 북미 등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는데 이런 관심도가 개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화학적 성분보다는 자연에서 유래한 성분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들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중심으로 미래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축을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 스킨케어뿐 아니라 헤어케어, 바디케어 등 여러 분야에 접목이 가능해 하나의 분야를 혁신하고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라며 “뷰티산업에 새로운 선택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화장품업계를 비롯한 전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서 “인수합병이나 투자금 유치와 함께 여러 산업체가 파트너십 구축에 주안점을 두고 협업, 세계무대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는 2022년 16억6900만 달러(약2조200억 원)에서 내년엔 27억5600만 달러(약 3조6000억 원)로 커질 전망이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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