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주민의 강력한 한마디,"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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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주민의 강력한 한마디,"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 방글 기자
  • 승인 2013.01.18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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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희망순례를 마친 밀양 765kv 송전탑 대책위의 말이 화제다. “우리도 죽지 않을테니 당신들도 꼭 살아달라” 야구선수 조성민의 죽음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나도는 한국의 실태에도 강력한 한마디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과 15일 ‘희망순례’를 마쳤다. 수년째 투쟁 중인 밀양 주민들이 전국 주요 투쟁사업장과 농성장을 찾아 서로를 위로한 것.

82세 최고령 참가자 이금자씨를 포함한 마을 주민 30여명은 ‘희망순례버스’를 타고,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을 방문한 후 서울의 한국전력공사 앞을 찾았다.

▲ 희망순례를 마친 밀양 주민들의 말이 논란 속에 있다.ⓒ뉴시스

이들은 2001년부터 울산 신고리 핵발전소와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를 잇는 송전탑 162개의 건설에 반대해왔다.

당시 밀양시에는 162개의 송전탑 중 69개(청도면, 부북면, 상동면, 산외면, 단정면 등 5개 면)가 들어설 것으로 결정됐다. 이들은 이 결정에 반대하며 10년이란 세월을 투쟁하고 있다.

밀양의 한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양윤기(65)씨는 “내가 없는 동안 송전탑 공사를 강행할까봐 부인이 뒷산을 지키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말)국민 100퍼센트 행복 바라지도 않으니 송전탑만 없애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양시민들의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76만 5000볼트는 흔히 볼 수 있는 15만 4000볼트보다 18배 많은 전류가 송전된다.

위력의 송전탑이 뿜는 전자파에 5개 면 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밀양 주민들이 온갖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누가 보기에도 불합리하다. 이런 탓에 그들의 힘겨운 싸움은 10년가량 이어져오고 있다. 그 사이 그들의 이웃 故이치우 씨의 분신자살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전력을 방문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인 밀양시 주민들은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장과 평택의 쌍용차 고공농성장, 아산의 유성기업 고공 농성장까지 방문해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그들은 송전탑에 오른 노동자들을 보며 “농민하고 기술자 없으면 나라가 어찌될라고 이러냐”며 한탄했다. 투쟁중인 노동자들에게 “우리도 죽지 않을테니 당신들도 꼭 살아달라”며 몇 번이나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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