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태 유진바이오소프트 대표 “빅데이터 ‘자동’ 분석해 질병 예측…우리가 ‘세계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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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태 유진바이오소프트 대표 “빅데이터 ‘자동’ 분석해 질병 예측…우리가 ‘세계 유일’”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3.22 09: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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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 “2020년에 자동화된 임상·유전체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최초 개발”
“연구 시간·비용 줄이고 오류 문제도 해결…2025년 상반기 미국 진출할 계획”
“노화·생체 나이·질병 발병 예측 관련 제품 개발 中…여러 사업에 활용 가능”
“췌장암 치료제서 약물 재창출할 것…2027년 상장 계획, 증권사서 제안받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유진태 교수가 21일 유진바이오소프트 본사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유진태 유진바이오소프트 대표가 21일 유진바이오소프트 본사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사람이 살아가면서 우선순위가 높은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건강일 것이다. 예전보다 기대 수명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치료에 중점을 둔 과거와 달리 현재는 예방에 중점을 두는, 이른바 질병 예측의 시대다. 이 가운데 ‘국내 유일’과 ‘전 세계 유일’이라는 두 가지 타이틀을 가진 유진바이오소프트의 사업 그리고 도전이 유독 눈길을 끈다. <시사오늘>은 21일 유진소프트 본사에서 유진태 대표를 만나 기업의 강점과 향후 목표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독점시장 파고든 유 대표…자동화에서 해답을 찾아내다


유진태 유진바이오소프트 대표의 입에서 직접 나온 회사의 강점은 ‘자동화’다. 그는 “현재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고, 이를 자동화한 것도 전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구축 및 분석 선도 기업인 유진바이오소프트는 현재 ‘TnF AI’(빅데이터 분석)부터 ‘TnF Interactive’(임상 분석 소프트웨어), ‘TnF Genomics·Genetics’(유전체 분석 소프트웨어) 등 자동화 기능이 탑재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IBM, SPSS, 사스 등 극히 일부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로, 국내 기업이 선뜻 발을 들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 대표의 선택은 똑같은 수작업이 아닌 자동화였다. 해외 기업들이 돈과 시간을 들여 자동화로 전환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돌파구를 찾아낸 것이다.

기존에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수작업이 필수였다. 특정 연구에 대한 결괏값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단순 계산 및 분석은 기본이며, 통계도 잘 알고 있어야 했다. 유 대표는 수작업 과정에서 편집오류 또한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그는 “2020년 최초로 자동화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낸 결과, 현재는 국내 10여 곳의 대학 상급병원에서 우리 소프트웨어를 사용 중”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20여 개 제약사, 공공기관 등에 소프트웨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유 대표가 선택한 소프트웨어의 자동화는 단순히 해외 기업들의 독점을 깨뜨렸을 뿐만이 아닌, 국내 의료기관들의 연구 속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통상 대학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특정 데이터를 3개월 동안 분석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00만 원이다. 그러나 유진바이오소프트의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3개월이란 시간은 2주로, 5000만 원이란 금액은 500만 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임상이나 유전체 데이터 등을 분석함에 있어 쉽고 빠른 분석이 가능해 보다 퀄리티 있는 논문의 탄생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우리 회사의 기술로 분석한 임상 논문, 특히 해외 유명 저널에 출간되는 SCI급 논문의 경우 이달 기준 71편에 이른다”고 말했다.

 

국내 넘어 글로벌 기업 목표…학술적 근거 등이 자신감의 배경


유진태 대표가 인터뷰 중 답변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유진태 대표가 미국 진출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유 대표는 국내에서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국내 유일’, ‘전 세계 유일’이라는 두 가지 타이틀을 보유했음에도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유진바이오소프트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마쳤고, 그 시작점으로 미국을 점찍었다. 정확히는 미국이 유진바이오소프트를 선택했다.

유 대표는 “2025년에 미국 노스다코타대학교에서 우리 회사의 소프트웨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올 6월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다코타대학과 공동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진바이오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접한 노스다코타 의과대학 교수들이 직접 요청해 왔다”면서 “향후 1년간 유진 측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뒤 그 이후부터는 상업적으로 돈을 주고 사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요청은 비단 노스다코타대학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유진바이오소프트 측은 미국에서 64개의 요양병원을 보유한 한 사업가로부터 연락을 받은 상태다.

그는 “논문이 퍼블리싱되고 난 뒤 미국에서 노인 환자들의 골절 등을 케어할 수 있는 제품을 유진바이오소프트에서 서비스해 줄 수 있는지 문의가 오기도 했다”며 “올해 미국으로 건너가면 노스다코타대학 외 마운팅 퍼시픽이라는, 한국으로 치면 공공기관과도 협약을 맺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외 여러 국내 대학병원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문의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의 성공에 자신 있냐는 물음에 유 대표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재차 물으니 유 대표는 ‘학술적 근거’와 ‘탐색적 데이터 분석’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학술적 근거는 이론적 연구를 진행하는 의료기관을 포함해 객관적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여타 기업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진바이오소프트는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10년 후 그 사람이 사망할 확률을 0.92(AUC 값), 즉 92% 확률로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혀냈다.

그는 “우리 기업은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특허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며 “유진바이오소프트가 보유한 특허권과 지적재산권의 경우 제로사이언스(미국 노화협회의 공식 저널)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한 “학술적 근거로 하여금 노화나 생체 나이, 발병 예측 서비스 관련 제품들을 개발 중에 있다”면서 “향후 개발이 완료되고 나면 대학병원의 건강검진센터를 비롯해 보험회사의 종신보험 등에서 사망률 예측이 가능해진다. 특히 보험회사의 경우에는 손해율을 낮추는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자신감’의 또 다른 배경인 탐색적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는 “현재 탐색적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의 경우 국내에 등록을 마치고, 미국에 출원한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질병을 자동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노스다코타대학교와 미국의 미시간대학교에 순차적으로 제공, 테스트를 거쳐 론칭할 계획”이라며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췌장암 치료제서 약물 재창출…2027년엔 상장 목표


현재 유진바이오소프트는 신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방승민 교수팀과 함께 약물의 재창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유 대표는 “기존의 췌장암 치료제의 성능에서 또 다른 성능을 재발굴하고자 한다. 약물의 재창출을 위한 연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치료제의 부작용(털 생성 유도)이 탈모치료제인 ‘미녹시딜’ 개발로 이어진 사례가 좋은 예다.

유진바이오소프트 측은 췌장암 치료제의 새로운 성능을 밝혀내기 위한 1차 연구를 마치고, 현재는 데이터베이스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대표는 “데이터베이스화를 하면 유전체나 전사체 분석을 통해 특정 약물의 원래 용도 외 다른 효능을 찾아낼 수 있다”며 “더불어 원활한 연구를 위해 서버와 스토리지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관련 투자도 받았다. 앞서 유진바이오소프트는 한 투자사(VC, 벤처캐피탈)로부터 1차 투자를 받았고, 올해 혹은 2025년에 2차 투자가 예정돼 있다.

유 대표는 3년 내 미국법인을 설립을 거쳐 기업공개(IPO)까지 바라보고 있다. 미국 진출을 앞두고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미국법인을 2025년 설립하고, 2027년에는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상장과 관련해서는 일반상장과 기술특례상장 모두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한 증권사에서 유진바이오소프트 측에 상장을 위한 계약서 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상장과 관련해서는 일반상장과 기술특례상장을 모두 준비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어떤 방식의 상장을 할 것인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향후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데이터를 통해 사전에 질병을 예측함으로써 국민들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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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rades 2024-03-24 10:33:41
새로운 역사로 기록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