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승리 조건은?…‘중도확장’ [서울선거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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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서울승리 조건은?…‘중도확장’ [서울선거 역사]
  • 정진호 기자,김자영 기자,이윤혁 기자
  • 승인 2024.03.28 13: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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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통적 야당 텃밭…제15·18대 총선서만 보수 승리
제15대 총선, 개혁공천·야권분열·중도확장 노력이 승인
제18대 총선, 전정권심판·허니문선거·뉴타운열풍으로 압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자영 기자 이윤혁 기자]

보수정당이 서울에서 승리를 거둔 건 제15·18대 총선 두 차례다. ⓒ시사오늘
보수정당이 서울에서 승리를 거둔 건 제15·18대 총선 두 차례다. ⓒ시사오늘

서울 표심은 오묘하다. 기본적으론 야성(野性)이 강하다.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전신 포함)의 ‘텃밭’이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9차례 총선. 서울에선 민주당이 7번 승리했다. 그것도 압도적이었다. 승리한 7번 선거에서 평균 31석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평균 15석에 그쳤다. 두 배가 넘는 격차다.

그러나 보수가 포기할 지역은 아니다. 보수정당도 서울에서 두 번 이겼다. 그것도 대승(大勝)이었다. 각각 27석과 40석을 획득했다. 민주당은 18석과 7석이었다. 서울에서의 승리는 전체 선거 승리로 이어졌다. 당연한 결과다. 서울은 민주당 우위 지역. 보수정당이 얻는 한 석은 +2석 효과다. 민주당에겐 -2석이나 마찬가지다.

얼마 남지 않은 제22대 총선. 우리가 국민의힘의 ‘서울 성적표’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서울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기본값이다. 변수가 아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다르다. 서울에서 선전하면 전체 판도가 달라진다. 국민의힘도 잘 안다. ‘한강벨트’ 공략에 사활을 거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답을 알 순 없다. 하지만 힌트는 있다. 보수정당이 이긴 두 번의 총선. 제15·18대 총선에 숨겨져 있다. 과연 국민의힘은 ‘승리의 조건’을 갖추고 있을까. <시사오늘>이 돌아봤다.

 

제15대 총선 승인…‘개혁공천·야권분열·중도확장’


김영삼 대통령은 과감한 인재영입과 기용을 통해 보수정당 이미지를 쇄신했다. ⓒ연합뉴스
김영삼 대통령은 과감한 인재영입과 기용을 통해 보수정당 이미지를 쇄신했다. ⓒ연합뉴스

1996년 4월 11일. 제15대 총선이 치러졌다. 김영삼(YS) 대통령 4년차 때였다. 임기 말 치러진 선거.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승자는 신한국당이었다. 비결은 세 가지였다. 성공적 공천, 야권 분열, 중도 확장.

가장 큰 요인은 ‘개혁 공천’이었다. 1992년. YS는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3당 합당’이 힘을 발한 결과였다. 그러나 YS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에게 3당 합당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었다. 결국 군사독재정권의 후예들과는 결별해야 했다. 당을 민주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했다.

YS는 민주정의당·신민주공화당계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에 몸담았던 군인 출신 정치인들을 숙청했다. 그 자리는 ‘신세대’들로 채웠다.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재오 전 의원 등 이른바 ‘YS 키즈’들이 이때 영입됐다.

여기에 이회창 전 감사원장과 박찬종 전 의원을 끌어들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세웠다.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은 깨끗한 정치인의 대명사였다. 이 같은 인재영입과 개혁공천으로 신한국당은 단숨에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도 3월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김영삼이었고, 상황 자체도 크게 나쁘지 않았던 데다 공천 혁신이 있었다. 민중당 3인방과 이회창 등 이후에도 보수정당에서 큰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이때 등장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은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은 태생적으로 군사독재정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중도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었다. 민주자유당이 거대 여당이 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넓은 지역적 기반’ 덕분이었다. ‘중도와 보수의 이념적 결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은 이런 한계를 무너뜨렸다. 민주정의당·신민주공화당계의 축출, 전·노 구속은 3당 합당이 ‘군사독재정권과의 야합’이 아닌 ‘호랑이 굴에서 호랑이를 잡기 위한 결단’이었다는 방증이었다. 중도보수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이 신한국당을 지지할 명분을 만들어줬던 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것은 서울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것은 서울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야권 분열이라는 호재도 있었다. 1992년 대선에서 패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995년 지방선거 직후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문제는 복귀 자체가 아니었다. 돌아오는 ‘둥지’였다. 당시 제1야당은 이기택 총재가 이끄는 민주당이었다. 1992년 대선에서 DJ가 몸담았던 정당이기도 했다.

하지만 DJ는 민주당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당연히 민주당에 있던 동교동계 인사들도 DJ를 따라갔다. 이로써 1996년 제15대 총선은 신한국당과 새정치국민회의, 자유민주연합, 통합민주당 4파전으로 치러진다.

이런 구도는 서울 선거에 큰 영향을 줬다. 당시 종로구에서 당선된 신한국당 이명박 후보 득표율은 41.00%였다. 새정치국민회의 이종찬 후보가 33.55%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17.66%였으니 단순 합산으로는 야권이 더 많은 표를 얻었던 것이다.

용산구에서도 신한국당 서정화 후보가 36.39%로 1위, 새정치국민회의 오유방 후보가 32.56%, 민주당 강창성 후보가 21.27%였다. 서울에서 신한국당이 이긴 27곳 중 23곳의 사정이 비슷했다. 물론 단순 합산과 실제 득표율이 같을 수는 없었겠지만, 신한국당의 서울 승리에 야권 분열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건 부인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당시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던 노정객(老政客)도 3월 22일 <시사오늘>과 만나 같은 말을 했다. “총선 1년 전 치러진 1995년 지방선거에서 통합민주당이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 25석 중 23석, 광역의원 133석 중 122석을 가져갔다. 아마 DJ가 야권 분열을 시키지 않았다면 서울에서는 민주당이 이겼을 거다.”

 

제18대 총선 승인…‘전 정권심판·허니문선거·뉴타운열풍’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제18대 총선은 여당이 전례 없이 유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제18대 총선은 여당이 전례 없이 유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연합뉴스

제18대 총선은 전례 없이 여당에 유리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우선 ‘전 정권 심판’ 여론이 강했다. <아시아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2017년 29~30일 실시해 3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참여정부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 부정평가를 내린 응답자가 64.2%였다. 긍정 평가는 27.5%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희망한다’고 답한 사람은 69.2%에 달했다. 반대 의견은 6.1%에 불과했다. 이러다 보니 제17대 대선은 ‘이명박 대 박근혜’로 치러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사실상의 대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상대로 제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8.67%를 얻었다. 2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6.14%에 머물렀다. 두 후보의 격차는 22.53%포인트. 같은 보수 후보인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15.0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압승이었다.

그로부터 5개월도 지나지 않은 2008년 4월 9일. 제18대 총선이 치러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일이 2008년 2월 25일이었으니, 대통령 취임 45일 만의 선거였다. 민주화 이후 유일하게 대통령 임기 1년차에 있었던 총선. 더욱이 전임 정부는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었다. 여당 입장에선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이동수 대표의 분석이다. “제18대 총선은 참여정부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았을 때 치러졌다. 대선 4개월 만에 치러진 허니문 선거였다는 점도 큰 영향을 줬다. 대선 3개월 만에 치러진 2022 지방선거와 비슷한 상황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한 뉴타운 공약은 한나라당 서울 대승의 원인 중 하나였다. ⓒ연합뉴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한 뉴타운 공약은 한나라당 서울 대승의 원인 중 하나였다. ⓒ연합뉴스

참여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효과만이 아니었다. 수도권 민심을 잡을 정책도 있었다. 바로 ‘뉴타운’ 공약이었다.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뉴타운 사업을 약속하고 나섰다. 뉴타운이란 구도심 개발을 위한 재정비 촉진사업을 말한다.

재개발·재건축은 욕망을 자극한다. 뉴타운은 그 정점이었다. 당시 강북 지역 주민들은 불만이 컸다. 강남은 물론 신도시보다도 주거환경이 낙후된 탓이었다. 강북 지역 주민들에겐 재개발·재건축이 당면 과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개발론자’였다. 서울시장 재임 당시 뉴타운을 추진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이런 기대감 속에서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뉴타운을 공언하고 나섰다. 당연히 서울 유권자들이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가 서울 48석 중 40석 석권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메가시티 서울’과 관련해 <시사오늘>과 대화를 나누던 중 뉴타운 얘기를 꺼냈다. “‘메가시티 서울’은 제2의 뉴타운 전략이 될 수 있다. 2000년 이후 보수가 서울에서 이긴 건 딱 한 번밖에 없다. 2008년 제18대 총선이다. 이명박 정부 초반이었던 것도 있지만, 뉴타운 바람이 분 덕분에 수도권 선거판이 완전히 뒤집혔던 게 컸다.”

 

제22대 총선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막판 중도확장과 정책공약을 통해 변수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막판 중도확장과 정책공약을 통해 변수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은 어떨까. 앞서 살펴본 보수정당의 선전 조건은 6가지다. 개혁공천, 야권분열, 중도확장, 전 정권 심판 여론, 허니문 선거, 뉴타운 열풍이다. 여기서 시기적 조건인 전 정권 심판 여론과 허니문 선거는 해당사항이 없다. 남은 건 개혁공천, 야권분열, 중도확장, 뉴타운 열풍 4가지다.

이 가운데 공천은 이미 마무리된 상황. 잡음은 크지 않았지만 혁신이라고 할 만한 과감함도 보이지 않았다는 게 평이 많다. 양순석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수석부의장의 말이다. “국민의힘 공천이 조용하고 무난하게 되기는 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이기는 공천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야권 분열로 인한 어부지리(漁父之利)도 크지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에너지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3월 21~2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을 통해 실시(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해 25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자. 서울에서 새로운미래는 2.5%를 얻는 데 그쳤다. 승부에 영향을 주긴 어려운 수치다.

실제로 서울 선거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조귀동 작가는 3월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현 판세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2020년 총선 결과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2012년보다는 좋지 않을 거라 본다. 흩어져있던 반국민의힘 비민주당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다.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아야 보수가 유리할 텐데, 정권심판론 정서가 커졌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도 3월 25일 YTN <라디오 FM94.5>에 출연해 비슷한 예상을 내놨다. “강남3구를 논외로 하면 동작갑·을에서 국민의힘이 박빙 또는 경합 우세, 영등포을에서 박빙 또는 경합 우세, 용산에서 약간 경합 열세 정도 추이다. 종합하면 12석~15석 예상된다.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매우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건 중도확장, 뉴타운과 같은 정책적 변수다. 이를 위해 한 위원장은 중도확장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5·18 폄훼 발언을 했던 대구 중·남구 후보 도태우 변호사에 대한 공천을 취소한 것이나, 호남 출신인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을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여당 프리미엄’을 통한 정책적 반전도 꾀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공언했다. 의료계와의 갈등도 적극적으로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최병천 신경제연구소 소장은 “만일 의대 정권 협상이 극적 타결될 경우 보수 결집에 중도 일부가 합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국민의힘 1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제22대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가량. 과연 국민의힘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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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하나은행계좌로만 2024-03-28 14:06:16
윤호중의원님 2021년 흑석동국립묘지에서 무릎끓고 피해자님이시여하고 지금까지 뭐하셨나요? 한통속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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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연세대비리십년이다. 2019년 강상현개세대언홍원교수 (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이매리 방통위국감위증 당장 정정보도필수다. 계란던진 이매리 정정보도필수다. 공익신고2년이내다. 검찰청사건결정결과
통지서도 불복하니 가중처벌이다. 메디트와 김병철판사님이 좋다는데 불복하니 엄벌받아라. 이매리하나은행계좌로만 십년사기 이억입금먼저다. 물푸레기금 2300만원도 안준것들 형사조정실 날짜잡자 배상명령제도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