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직격타 맞은 원희룡, 다음 수순은? [현장에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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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론 직격타 맞은 원희룡, 다음 수순은? [현장에서+영상]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4.04.11 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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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後 선거사무소 찾은 원희룡의 넥스트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민들께서 정권에 대한 견제와 심판이 더 시급한 것으로 보지 않았나….”

국민의힘 원희룡 인천계양을 후보는 10일 밤 9시경 경명대로 부근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개표상황에 대한 첫 소감을 밝혔습니다. 

앞선 오후 6시께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10% 포인트 안팎으로 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개표 후 득표율 갭은 차츰 줄어들었지만 역전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원 후보는 결과를 담담히 수긍하면서도 눈물을 꾹 참고 있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말하는 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을 만큼 목이 잠겼습니다.

초췌한 모습의 그는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일일이 감사 인사도 전했습니다. 윤형선 전 당협위원장과는 뜨거운 포옹을 나눴습니다. 이천수 후원회장과 원 후보 부인이 조용히 뒤를 따랐습니다. 

캠프 벽에는 화사한 벚꽃으로 물든 계양역 그림이 사방에 붙여져 있었습니다. 낮부터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공사하며 출구조사 이벤트를 준비했던 것인데 패배 소식이 전해져서인지 오히려 처연함을 안겼습니다. 

원 후보가 오기 세 시간여 전의 모습도 인상에 남았습니다. 처음엔 기대감에 들떠 “원희룡” “원희룡” 구호를 외쳤던 지지자들은 이재명 56.1% vs 원희룡 43.8%라는 수치의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말도 안 된다”며 탄식을 쏟아냈고 야유를 보냈습니다. 

분을 참지 못해 박차고 나가거나 반대로 밥도 먹지 않고 끝까지 자리에 앉아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역전의 기회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 후보가 올 때쯤에는 정갈하게 자리를 채워나갔고 후보가 모습을 보이자, 저마다 자신의 속상함을 뒤로 한 채 후보자 부부를 위로해주기 바빴습니다. 

그동안 이곳 계양을이 22대 총선 중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것은 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할 만큼 역대급 매머드 후보 간 대결의 장이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홈그라운드인 인천 계양을, 그것도 야권 전체를 대표하는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여권의 차기 잠룡이자 선거 불패의 원희룡 후보가 나선 것이어서 과연 이변이 일어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 후보 간 빅매치라는 점 역시 예의 주시되는 일이었습니다. 

흡사 정권심판이냐, 야당심판이냐의 대리전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야당의 오랜 텃밭인 만큼 혹시나가 아닌 ‘역시나’로 결론났으며, 어젠다로 보면 민심은 정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끝났습니다.

충격적인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만큼 개헌 저지선까지 뚫리진 않았지만 제1당은 여전히 민주당에 돌아갔으며 조국 신당은 제3당으로 우뚝 섰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보다 몇 석 더 얻은 정도에 그쳤습니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의외의 접전 양상을 만들어내며 선방하긴 했지만 간신히 탄핵선을 막은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정권심판론이 매섭게 불었다는 분석입니다.

험지에서도 이겨오던 원 후보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에도 불구하고 이변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 또한 크게는 정권심판론에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결국, 정권심판론에 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패배의 피를 흘리긴 했지만 여권을 대표해 가장 상징적인 험지에 나가 온몸으로 맞서 싸워냈다는 점에서 헌신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해줘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또, 그렇기에 다음 행보의 수순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관련해 “원 후보야말로 졌지만 잘 싸웠다. 당에서도 가장 최전방에 나가 헌신한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행보에 대한 전망으로는 “총리 카드도 고려해 봄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재걸 성지전략연구소장은 “원 후보가 이 대표를 상대하기에는 체급상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며 “차기 대선을 생각한다면 당내 입지 확보를 위해서라도 당권에 도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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