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동산PF 익스포저 줄긴 했는데…시장부진에 ‘냉가슴’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저축은행, 부동산PF 익스포저 줄긴 했는데…시장부진에 ‘냉가슴’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4.15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신평 “부실정리 아닌 위험자산 축소” 평가
올상반기 부동산PF익스포저 5.1兆 만기도래
한신평 “충당금 적립 부담은 지속될 것”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저축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저축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지난해 기준 총 79개 저축은행중 절반이 넘는 38개 저축은행이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충당금을 쌓은 결과다. 부동산시장의 빠른 회복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충당금 수준도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스포저 줄었지만…“부실정리 아닌 위험자산 축소”


1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말 나신평 커버리지 기준 저축은행 16곳(고려·다올·더케이·대신·DB·애큐온·OSB·SBI·예가람·유안타·키움·KB·페퍼·하나·한국투자·한화)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는 7조7000억원으로 전년(9조1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했다.

본PF와 브릿지론(브릿지성 토지담보대출 포함) 잔액은 각각 3조8000억원과 3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도 2022년 141.0%에서 2023년 114.7%로 축소됐다.

나신평은 이처럼 브릿지론 위주로 감소한 것을 두고 “본격적인 부실 정리 차원보다는 비교적 처분이 용이했던 위험자산의 축소로 이해된다”고 진단했다. 브릿지론이 본PF 대출에 비해 만기가 짧고 구조도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지난해말 기준 부동산PF 익스포저의 84.8%(6조5000억원)가 곧 만기에 도래한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만기도래하는 부동산PF 익스포저도 5조1000억원이다. 특히 브릿지론의 경우 약 70%에 해당하는 2조7000억원의 만기가 올 상반기 집중됐다.

현재 PF대주단 협약, 부동산PF 자율협의회 등을 통해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만기 연장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부동산시장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위험 해소방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브릿지론 만기 재연장은 6~12개월 단위로 이루어지게 돼 만기도래에 따른 저축은행 부담이 점차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나신평의 우려다.

 

부동산PF 충당금 적립률↑…대손비용 확대 가능성 


저축은행 부동산PF 익스포저 추이 및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 분포. ⓒ나이스신용평가
저축은행 부동산PF 익스포저 추이 및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 분포. ⓒ나이스신용평가

지난해말 기준 나신평 커버리지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2조5000억원으로 2022년말 2조원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PF 익스포저에 적립된 충당금은 2023년말 기준 5469억원으로 2022년(3197억원) 대비 2272억원 늘었으며 전체 대손충당금 증가액에 41.5% 기여했다.

이에따라 총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은 2022년 3.3%에서 2023년 5.1%로 상승했고 부동산PF 익스포저 충당금 적립률은 2022년 3.5%에서 2023년 7.1%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본PF, 브릿지론에 적립된 충당금은 각각 2938억원, 2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127%가량 증가했다. 이는 요주의이하로 분류된 부동산PF 익스포저가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나신평 측은 “부동산시장 부진 장기화로 요주의 자산의 고정화가 진행될 경우 대손비용 반영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브릿지론 사업장의 70% 이상이 이미 1회 이상 만기 연장된 사업장임을 고려하면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지연된 잠재부실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신평 “저축은행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될 것”


한국신용평가도 이날 진행된 ‘저축은행 부동산PF 스트레스 테스트’ 웹캐스트를 통해 부동산PF 처리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속된 만기연장으로 사업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침체 장기화로 건전성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 브릿지론 충당금은 전분기 대비 20% 상승해 브릿지론 대출 대비 7.3%를 적립했다. 타금융업권과 비교하면 증권사 10.6%, 캐피탈사 4.9%의 중간 수준이다.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추정 예상손실률은 15.6%인데 현재 충당금 규모가 예상손실률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정호준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향후 저축은행은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부담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한다”며 “부동산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담보물 경공매가 쉽지 않은 상황까지 고려하면 정리 장기화로 인한 추가적인 질적 하락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