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금리인하’…건설업계, 경영압박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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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금리인하’…건설업계, 경영압박 돌파구는?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4.1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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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 예상보다 늦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감↓
건설업계 금융비용 부담↑…PF대출 연체 증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서울시내의 한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내의 한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선을 그으면서 자금조달 부담에 따른 건설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물가, 환율 상승에 원자재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건설사들이 4~5월 위기설을 어떻게 극복해낼지 관심을 모은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금리 기조가 올해 안에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 3.5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란 확신이 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율이 2%로 낮아질 것이란 확신이 기대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감은 한 풀 더 꺾이게 됐다.

이에따라 높은 금융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건설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실제로 지난 2월 한국경제인협회가 건설사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 3.5% 수준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답한 곳이 76.4%나 됐다.

건설사들의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연체율은 은행권 0.2%, 비은행권 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말 조사때의 0.1%, 1%를 상회하는 수치다. 건설사 자금 충당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PF만 떼어봐도 연체율 상승은 두드러진다. 금감원이 발표한 작년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70%로 PF발 위기가 한창이던 2022년말보다 1.51%포인트가 높다. 

이에 더해 고물가 기조에 환율 하락이 겹치면서 자재 조달 비용 부담이 건설사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을 찍은 뒤 18일 1374원까지 내려갔지만 마지노선이라는 1360선을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해 공사비가 늘게 되고 업체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킨다. 

박선구 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당장 기준금리와 유가 등의 변화가 건설경기 회복을 늦춘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건설사 대출에 대한 금융권 심사가 깐깐해진 상황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 산업에 심리적 악재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은 회사채 발행이나 자금대여 등의 조달 통로가 막혀 있다”며 “이들 기업이 보유한 토지 등 자산을 외부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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