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 추진…민주 “의원 꿔주기 안 돼” [옛날신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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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 추진…민주 “의원 꿔주기 안 돼” [옛날신문 보기]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4.24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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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12석 약진 ‘조국혁신당’…원내 교섭단체 요건 8석 모자라
민주 “의원 꿔주기? 꼼수” “조국혁신당, 거야 민주당과 함께해야”
자민련, 16대 총선서 17석 쪼그라들어… DJ 민주당, 의원 꿔주기
배기선·송영진·송석찬·장재식 자민련 입당…8개월 후 공조 막내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22대 국회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정치권에서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 공동교섭단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한 달 만에 비례대표만으로 12석을 확보해 원내 3당에 올랐다. 하지만 국회법상 교섭단체 구성 요건(20명 이상)에는 못미쳐, 8명을 더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국회의장단 선출, 상임위 구성, 임시국회 소집, 본회의 일정 결정 등에 관여할 수 있는 등 원내 영향력이 높아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배분하는 정당보조금도 증가한다. 법안을 둘러싼 정당 간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절충안을 만드는 것도 교섭단체 간 협상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지난 18일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여당과 제1야당 사이에서 사안에 따라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이슈 중심에 등장해 언론의 조명을 받게 돼 존재감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핵심 지지 기반을 공유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아군으로써 함께 대여 공세를 필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으로썬 향후 존재감을 키운 조국혁신당에 정국 이슈 주도권을 뺏길 우려가 있어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은 4·10 총선 정치개혁 공약으로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내건 바 있다. 하지만 총선 결과가 나온 뒤 주저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4월 1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구성 움직임과 관련해 “(민주연합) 의원을 빌려주는 게 어떻냐는 안까지 나왔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수인 민주당과 함께해야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2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새로운 원내대표들이 상의해 원내교섭단체 진입 장벽을 낮춘다던가 권한과 역할 조정 등을 논의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의원 꿔주기 등 식으로 하면 국민들이 우호적인 교섭단체를 하나 만들어서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꼼수로 보이지 않겠냐.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2000년 12월 30일 민주당 탈당과 자민련 입당을 선언한 배기선, 송영진, 송석찬 의원(왼쪽부터)이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00년 12월 30일, 민주당 탈당과 자민련 입당을 선언한 배기선, 송영진, 송석찬 의원(왼쪽부터)이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모습에서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때 일이 연상된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DJ)의 새정치국민회의는 김종필(JP)의 자유민주연합과 연합해 공동정부를 구성했으나 내각제 개헌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 내각제 추진 불발 이후 JP는 공동정부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자민련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2000년 총선에서 자민련이 교섭단체 구성 요건에 못미치는 17석을 얻어 쪼그라든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JP는 당시 상황에 대해 회고록에 “(내각제 유보 이후) 4월 총선에서 자민련의 위세는 크게 꺾였다. 55석이던 자민련은 17석으로 추락했다. 의석 감소는 예상했지만 막상 교섭단체 구성도 어려운 형편에 놓이게 되자 허탈함이 없을 수 없었다”고 기록했다. 

JP는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를 만나 원내 교섭단체 요건을 17명으로 고쳐줄 수 없겠냐는 취지의 부탁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극렬히 반대했다. 후에 DJ의 민주당 주도로 국회법 개정안이 상임위에서 통과됐지만 한나라당 반대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려는 시도가 무산되자, 민주당이 이른바 ‘의원 꿔주기’를 시도했다. 새천년민주당 배기선·송영진·송석찬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한 것이다. 이에 자민련 부총재였던 강창희 의원이 ‘정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발하자, 자민련은 그를 제명 조처한다. 이후 민주당 장재식 의원을 추가로 끌어들임으로써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었다. 

민주당 배기선(裵基善), 송영진(宋榮珍), 송석찬(宋錫贊) 의원 3명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민주당 탈당과 자민련 입당은 현재 17명인 자민련 소속 의원을 20명으로 늘려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도와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 복원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정국에 큰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 2000년 12월 30일 자 <연합뉴스> ‘여의원 3명 자민련 전격 입당-1’

결말은 좋지 못했다. 2001년 임동원 당시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자민련이 찬성표를 던지며 두 당 공조가 막을 내렸다. 임시 이적한 4명 의원도 자민련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재입당했다. 자민련은 8개월 만에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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