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차기 정부 과제, ‘보안’ 아닌 ‘공감’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동성 칼럼> 차기 정부 과제, ‘보안’ 아닌 ‘공감’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2.08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정운영 틀 짜도 국민적 공감대 형성 못하는 인선은 실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입춘에 내린 폭설에 봄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얼렸듯 나라 안팎의 상황이 쉬울 듯 쉽지만은 않은 새해가 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겨울 추위 한가운데 맞는 설날은 적어도 기분만은 ‘진짜 설날’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처럼 우리는 지난해 커다란 격변의 시기를 맞았고 이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5년의 정치세력이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들이 국정의 중심에 선다는 것은 심히 중대한 사건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생한 ‘북핵 상황’이나, 주변 강대국들과 얽혀 있는 정치적 이해관계는 미래를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한마디로 불확실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더욱, 세계 경제 위기가 조금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그 여파가 남아 있어 어느 때보다 소위 말하는 위기 관리 능력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발하고, 새 국회가 구성돼 어찌보면 걱정과 우려는 그저 그런 기우가 아닐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들의 걱정이 결코 괜한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것은 가히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특히, 최근 정권 인수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차기 정부의 내각 조직과 인선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인수위 주변으로 각종 구설수와 파열음이 생겨나면서 ‘혹시나가 역시나가 아닐까’라는 섣부른 판단도 해본다.

이는 일련의 인사 문제에서부터 암초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은 사례에서도 잘 드러나듯 폭넓은 검증을 뒤로하고 일부 주요 핵심부의 비밀주의로 인해 부작용을 발생한 경우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또 정부 조직개편을 둘러싼 현 정부 각료와 인수위의 신경전도 간단히 보아 넘길 일이 결코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들이 다수 발생하면서 모처럼 새로 출발하는 차기 정부 당사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상 새 정부는 취임을 전후해 야당 뿐 아니라 여론과도 비교적 호의적 입장에서 출발해 왔다. 갓 결혼한 부부의 신혼생활에서 빌려온 말로 ‘허니문’이라는 기간이 엄존하고 이를 통해 정부의 동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인수위와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당사자들에게서 느껴지는 불안감이 바로 이것이다. 자칫하다가는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누수부터 생기는 최악의 정치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고를 거듭해 인사를 선발하고, 머리를 짜내 국정 운영의 틀을 짠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는 정책과 인선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된다.

출발에 앞서 당선인을 포함한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보안’이 아니라 ‘공감’이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가 충분한 교훈이 됐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부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