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의 의학 이야기>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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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의 의학 이야기> 동상
  • 이창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2.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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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창민 자유기고가)

이른 아침 눈을 뜨니 떡가루 같은 흰 눈이 지천에 깔려 있다. 벌써부터 우리 집 바둑이는 눈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닌다. 이에 뒤질세라 우리 집 막내는 옷도 챙겨 입지 않은 채 뛰어나가 바둑이와 함께 눈밭을 뒹군다. 이를 본 어머니는 막내가 동상이라도 걸릴 새라 노심초사하더니, 결국 그날 저녁 손발이 부르트고 벌게진 채 아프고 가려워서 밤잠을 설치고 만다. 보통의 겨울 풍경이다.

똑같이 눈밭에서 뒹군 바둑이는 멀쩡한데 왜 우리 막내만 동상에 걸려서 이리도 고생일까.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사람과 개의 발 혈관의 구조 차이 때문이다. 개는 사람과 달리 발 동맥 주변에 정맥이 그물처럼 배치된 특수한 혈관의 구조를 가졌다. 덕분에 심장에서 갓 나온 따뜻한 동맥혈관이 주위 정맥혈관을 데워주어서 발바닥의 온도를 적당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 반면 사람은 개와 달라 추위에 노출되면 쉽게 손발의 온도가 내려간다. 나아가 몸 중요 부위의 체온을 유지하고자 손발부위의 혈관이 수축되고 이에 따라 손발 부위의 혈류 공급이 원활치 않아 동상이 발생한다. 여기에 온도가 저하된 부위의 혈액은 걸쭉해지고 체액이 밖으로 빠져나가 부종 등도 유발된다. 동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추위로 인한 질환을 영하의 추위에서만 걸리는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사실은 가벼운 추위에도 동상과 비슷한 동창이라는 병에 걸릴 수 있다. 동창은 영상의 가벼운 추위에서 꽉 끼는 신발을 신고 땀이 많이 난 상태로 지속될 때 잘 걸린다.

동상에 걸리면 초기에는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이나 가려운 증상이 발생한다. 이후 동상이 심해짐에 따라 피부의 색이 희거나 누렇게 변화되고 감각이 저하되며, 최악의 상황이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동상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다음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시한 동상예방법이다. 숙지해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바란다.

1) 땀 흡수가 잘되는 적당한 두께의 양말을 착용하고 편한 신발을 신습니다.
  * 강추위가 아니더라도 꽉 끼는 신발 착용은 발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게 됩니다.
  * 두꺼운 양말이나 깔창 사용은 신발을 꽉 끼게 만들며, 발에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하게 하므로 동상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2) 신발이 젖게 되면 빨리 발을 빼서 말리도록 합니다.
  * 동상이나 동창은 신발 속 발이 축축하게 되면 발생합니다.

3) 추운 곳에서는 가급적 수시로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합니다.

4) 아이들은 두꺼운 양말보다 얇아도 보온성이 좋고 땀 흡수가 잘되는 양말을 신기고 손을 더 따뜻하게 해주는 벙어리장갑을 권합니다.

5) 동상이 걸리면 원칙적으로 병원을 신속하게 방문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 당장 병원 방문이 어려울 경우 응급조치 요령
   ① 가능한 한 빨리 따뜻한 방으로 옮긴다. 이때 동상 부위는 절대 디디거나 걷지 말아야 합니다.
   ② 동상 부위는 뜨겁지 않은 따뜻한 물(팔꿈치를 담가서 불편하지 않은 정도)에 담근다.
   ③ 혹은 신체온도를 이용, 겨드랑이에 넣어 따뜻하게 한다.
   ④ 동상 부위는 눈(SNOW)으로 문지르거나 비벼서는 안 되고, 열패드나 램프 난로열을 쬐는 등의 보온행위는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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