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雪)과 눈(雪)사이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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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과 눈(雪)사이의 기억
  • 신원재 외부기고가
  • 승인 2013.02.1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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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아날로그>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한 기억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신원재 외부기고가)

<486 아날로그>는 내가 한 없이 고민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노트에 긁적였던 흔적이다. 방구석을 정리 하다 찾게 된 노트 속에는 한 때 나를 힘 들게 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매 순간의 고민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지금도 추억이 돼 가고있는 그때의 고민들을 늘어놓고 독자들과 함께 해본다. <편집자 주>

 
동계 훈련


잔인한 하늘의 축복을 받으며
우리는
새벽 검은 안개 속을 힘차게 내딛었다.

사르라니 누운 물안개를 가르며
회색 아침의 날개 짓에
팔랑거리는 눈송이 속으로, 속으로
걸어 들어 간다.

첫날,
어두운 밤 그늘로 찾아 든 우리를 반기는 한기(寒氣)
이틀,
눈 속에 파묻힌 하루는 애꿎은 이등병만 몸살 난다.
사흘, 나흘, 닷새째 되는 날
이번에도 왼쪽 새끼발가락이 질퍽거리다 터졌다.
발가락 하나쯤 뭉그러져도,
누가 보는가 싶게 걸어야 하는 나는 상병 말호봉…

천지가 희다 못해 회색빛이 되어버린,
그 아래
아직도 폭폭 패인 자국마다 체온이 남아있는
흰 눈은 토끼발자국을 마냥 어지럽힌다.

십분간 휴식 휴식 끝, 출발준비

어서 가자 이 길이 집으로 가는 길
어서야 가자

 


詩를 읽으며…

요즘처럼 잔뜩 눈이 오는 계절엔 꼭 군대 생각이 난다. 누구나 군생활 시절 에피소드 하면 눈, 비, 훈련 등이 생각난다.

군대 얘기와 축구얘기를 합친 ‘군대에서 축구’하던 이야기를 싫어한다는 대다수의 여성분들처럼 눈 오던 겨울 훈련 받던 군생활의 이야기는 뭇 남성들도 몸서리친다.

눈이 많이 오면 산속의 동물들 먹이가 부족해 사료를 놓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나마 산속의 먹이가 풍부하면 멧돼지, 고라니, 노루가 왜 유해동물이 될까?

지난 가을 도토리를 억지로 주워가던 사람들이 동물들에게 유해동물은 아닐까?

암튼 만인의 영장류이긴 하지만 공존하는 동물도 생각하면서 눈을 바라보고 싶다. 군대얘기, 눈 얘기에서 어찌 동물보호가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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