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윤창중 성추행 사건, 한점 의혹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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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윤창중 성추행 사건, 한점 의혹 없어야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5.1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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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위신 먹칠 대통령 순방 성과 고스란히 까먹고 피해자 비난까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정국이 연일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럽다. 특히 이번 사건이 여론을 자극하는 이유는 청와대 고위직의 빗나간 행각이라는 점과 아울러 사건이 벌어질 당시 대통령이 미국을 순방 중이었다는 사실이다.

더욱, 윤 전 대변인의 비행이 알려진 이후, 청와대 참모진의 아마추어적 일처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결국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 버린 것.

가뜩이나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 긴장감이 고조될 대로 고조된 정세는 내팽개치고 미국 호텔방에서 정부 책임자가 어린 여성 인턴을 성추행하고 희롱했다는 점은 가히 충격을 넘어 경악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나라 위신에 먹칠하고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고스란히 까먹은 것도 모자라 사건 당사자가 나서서 성추행 행위 전반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며, 도리어 피해자를 비난하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제 갓 20살을 넘은 어린 여성이 이국에서 동포로 모국의 큰일에 발 벗고 나선 것을 치하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몹쓸 파렴치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할 말을 잊게 한다.

이일로 청와대는 대통령이 귀국한 날로부터 3차례에 걸쳐, 사과를 하는 한편, 마지막에는 대통령까지 간접 방식을 통해 사죄의 뜻을 밝히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연출했다.

실제로 정권이 출범한 것이 지난 2월 하순, 날짜로 따져도 아직 100일이 되지 않은 그야말로 신생 정권으로 이번 사건의 충격파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윤 전 대변인의 삐뚤어진 행각을 청와대의 책임으로 돌리려 하는 이유는 비행 당사자를 손수 인선한 사람이 박 대통령이고 생사여탈권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옛말에 이르기를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번 사건은 그 말의 속뜻이 얼마나 무서운 의미를 내포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과 더불어, 여러 인사 난맥이 직면했던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첫 내각을 구성하기까지 무려 6명의 장차관급 후보자들이 불미스런 사태로 낙마한 전례가 있다.

이중 당초 법무차관으로 임명됐던 김학의 전 내정자의 경우 성접대 의혹에 휘말려 낙마한 이후, 최근에는 당시 정황이 담긴 동영상이 경찰에 의해 확인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취임 초기부터 줄곧 불거진 대통령의 독단적 인사가 부른 참극이라는 지적도 많고 기존 인사들의 사례에 비춰 더 얼마나 큰 사건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민심도 처음 겪는 이번 고위직의 성추행 사태의 충격파는 생각보다 오래 갈 수도 있다.

대통령을 위시한 고위층 모두가 울타리 단속부터 새로이 하고, 제 사람이라고 해도 다시 점검해 이번과 같은 망신스런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마무리하는 것이 그나마 파장을 줄이는 길이라는 사실을 각인하기 바란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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