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집권여당, 황우여 대표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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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집권여당, 황우여 대표를 찾습니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9.24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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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새누리당을 상대하지 않는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야당이 새누리당을 상대하지 않는 이유는 집권여당 내부에 있어 보인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추석 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 회담에 대한 소회로 "어렵사리 만든 자리에서 흉금을 턴 이야기를 했다"며 "상당히 소득이 있는 모임이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 17일 회담 직후 가진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대통령이 개혁과 민생에 관한 야당 측의 이야기에 화답하면서 확실한 의지를 보였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회담 결렬'이라고 보는 외부 평가는 다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21일 채널A <뉴스 스테이션>에 출연해 "특히 꽉 막힌 정국을 푸는 데 있어 153석의 집권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3자 회담에서 황우여 대표는 보이지 않았다. 존재감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고 일갈했다.

전날 최영일 정치평론가도 JTBC <뉴스콘서트>를 통해 "회담 관련 실망감이 큰 인물이 황우여 대표다. 선거 이전의 진영 대결 양상이 여전하다"라며 '빈 손' 회담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꼬집었다. 이렇듯 여당 대표로서 정국 경색을 푸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좌)와 정책 홍보물.ⓒ뉴시스.

그간 새누리당은 '힘 없는 여당'이라는 비판을 종종 들어 왔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뒤만 졸졸 따라가는 '그림자 존재감'에 지나지 않는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심(民心)보다는 박심(朴心)에만 안중에 둬 스스로 존재감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집권 여당의 존재감 실종은 추석 연휴 기간 새누리당이 배포한 홍보물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추석 홍보물 표지 모델은 공교롭게도 야당 인사들이 차지했다. 빨간색 표지 위에는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이 서로 손을 잡고 웃고 있다.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습니까'라는 홍보 문구가 말해 주듯 내란음모혐의 사건에 휩싸인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회 입성 책임을 민주당에 묻고 있는 모습이다. 홍보물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게도 주조연의 자리를 내줬다. 개그 유행어를 패러디한 "한길 오빠, 노숙하고 가실게요~"라는 제목으로 천막당사에서 노숙 중인 김 대표의 사진을 실은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호화로운 이불, 침대, 노트북, 전깃불까지 다 있네. 이게 노숙이냐, 캠핑이지"라는 네티즌의 비아냥 댓글도 함께 실어 김 대표에 대한 희화화를 한껏 강조했다.

야당 인물 위주로 배치한 탓에 언뜻 보면 야당 홍보물처럼 보인 새누리당 홍보물에 대한 여론은 썩 좋지 못했다. 상대 당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룰 뿐 집권여당으로서의 활동사항과 계획 등은 정작 눈에 띄지 않았기에 홍보물이 홍보물 같지 않다는 비난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수준 이하의 정쟁을 무리하게 키운 나머지 '야당 주연, 엑스트라 새누리당'이라는 주객전도형 홍보물로 전락했고, 결과적으로 '얼굴 없는 새누리당'을 부채질했다는 관측이다.

최근 황 대표를 비롯한 여당 중진들은 민주당에 대해 야당이 상대할 대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여당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스스로 '무존재 집권여당'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지 않고서는 야당이 여당의 존재감을 인식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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