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 미술품 모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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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 미술품 모은 이유는?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3.11.13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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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4대 은행 조사 전 부터 미술품 투자 적절했는지 의혹 조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금감원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재임시절 행적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하나은행의 종합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비리 의혹 정보를 입수하고 이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혐의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 ⓒ뉴시스

김 회장 관련 여러 의혹 중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건 하나은행이 보유중인 수천여 점의 그림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그림만 약 4000여 점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권 중 최대를 자랑한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임직원 출신이 운영하는 2~3곳의 도매상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투자가 적정 했는지를 따지기 위해 관련 서류를 모두 수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예술에 조예가 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상당수를 창고에 묵혀둘 정도로 다량의 미술품을 구매한 점이 석연치않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비자금 조성을 위해 미술품을 창구로 활용하는 추세다. 미술품의 가치가 주관적이다 보니 가격 형성도 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어 비자금으로 판단할 근거가 불분명하다. 또 국내에서는 개인간 거래가 대다수라 비밀리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세금도 나오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점에 착안 "미술품 거래가 비자금 조성이나 정·관계 로비 등을 위한 것은 아닌지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유 전 회장, 미래저축은행에 무리한 투자… 왜?

김 전 회장의 미술품 관련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11년 9월 김 전 회장은 하나캐피탈을 통해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 원을 투자하고 지분 9.93%를 확보했다.

당시 미래저축은행은 적기시행조치 유예 대상으로 일반적인 경우라면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1순위였던 곳에 유상증자에 참여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신 김 전 회장은 미래저축은행이 서미갤러리에 대출해 준 285억 원 대신 담보잡고 있던 박수근 화백의 '두여인과 아이' 미국작가 싸이 톰블리의 '볼세나', 김환기 '무제' 등 5점의 그림을 담보 잡았다.

8개월 만에 터진 저축은행사태에도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손실보전 장치가 있는만큼 문제는 없을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담보잡았던 그림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손실이 있다면 경영진은 성과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담보잡은 그림을 또 다시 담보잡는 진의가 김 회장이 비자금 형성을 위해 의도한 것인지 판단착오였는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다만 최근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당시 서울옥션이 평가한 155억 원~192억 원 이라는 금액은 하나캐피탈이 그림 4점을 매각하고 받은 87억2천만 원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는 점이다.

결국 하나캐피탈은 "잘못된 감정으로 60억 원 대의 손해를 봤다"며 지난해 6월 서울 옥션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에서 기각돼 여차하면 손해를 하나캐피탈이 모두 떠안아야 한다. 재판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미래저축은행 투자를 적극 지원토록 한 김 전 회장의 평가 역시 좋을 수 없게 됐다.

김 전 회장, '수렴청정'의혹과  매년 5억 원 가량의 보수

그럼에도 김 전 회장은 퇴직 후 매년 5억 원 가량의 보수(업무추진비 포함)와 사무실, 비서, 차량 등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하나금융의 고문을 맡으며 여전히 일주일에 한번 이상 출근해서 주요 사안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부터 김 전 회장을 모셨던 점을 빌미로 김 전 회장이 '수렴청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미술품 의혹은 알려진것과 다른부분이 많다고 해명했다.

그는 "알려진대로 4000점 가량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이 '보람은행', '충청은행'을 합병하면서 함께 가져온 것"이라며 "1000여 점이 전국 하나은행에 비치돼 있고 1000여 점은 한문 글씨 등 트렌드에 맞지 않는 작품으로 자산에 포함돼있어 보유중"이라고 말했다.

또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때 담보 잡은 그림에 대해서도 "세간에 떠도는 것처럼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았다면 그림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원 소유자가 법적 소송을 제기했을텐데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김 전 회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하나고에서 보내고 이 쪽으로 오시는 경우도 직원들 모르게 오시는 경우가 많아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전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퇴직 후 보상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김 전 회장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퇴직 후 일정기간 고문으로 계시기 때문에 차량 등을 제공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5억 원보다는 적은 보수를 받는다. 나머지는 답 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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