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박 대통령은 ‘공약’ 없이 당선된 대통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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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박 대통령은 ‘공약’ 없이 당선된 대통령인가
  • 박동규 시사평론가
  • 승인 2014.01.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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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핵심공약 줄줄이 폐기처분, 국민 불신만 증폭
기초단체 공천폐지도 없었던 일, ‘생떼정권’이란 비판 제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지난해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 1년을 보내면서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말로 현정권 출범 이후 편치 못한 우리들의 삶을 규정한 바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는 현정권과 집권여당이 뭔가 새로운 분위기로 신뢰와 약속의 정치를 보여주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그러나 새해 들어서는 보다 심각한 불신의 시대를 여는 서막이 올랐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앞장서서 내걸었던 대선 공약인 기초단체 공천폐지 문제가 집권여당에 의해 송두리째 폐기될 위기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공약의 당사자인 대통령은 일언반구조차 없다.

지난 대선후보 시절 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켜야 한다”.“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약속지키지 않는 정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에서의 공약은 말 그대로 유권자,국민과의 ‘공개적이고 공적인 약속’인 것이다. 특히 대선 공약은 그야말로 수많은 전문가와 국민여론을 수렴한 집약된 정책이자 이 공약을 믿고 국민들은 대통령후보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의 자신의 가장 중요한 대선 공약을 실천하지 않고 파기, 폐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앞에 직접 나서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자신의 후보시절 가장 핵심적이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모토로 내세운 핵심공약들이 줄줄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고 있음에도 오로지 ‘창조경제’만 말하고 있다.

노인 기초연금 공약을 필두로 경제민주화, 철도민영화 반대,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어르신 복지 효도공약, 국민 대통합과 대탕평 인사, 임신부 출산지원 대폭확대등 공약들이 줄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여기에 기초단체 공천폐지를 갖은 이유를 내세워 집권여당이 파기에 앞장서고 있어 박 대통령 ‘공약파기 시리즈’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보여주고 있다.

기초단체공천폐지에 대한 국민여론은 이미 공인된 수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정치개혁 공약인 것이다.모든 여론조사에서 60~70%가 폐지를 요구하고 있고, 공천폐지의 한 축인 야당이 주장하고 시민사회단체도 폐지를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은 기초단체에 대한 공천폐지는 정당정치에서 위헌이며 여성의 정치 진출을 가로막는 제도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이 있자 국회 정치개혁특위로 슬며시 책임을 떠넘겨 시간만 끌고 있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중앙정치에 매몰되고 예속된 기초단체 정치인들의 줄서기와 공천비리를 막겠다고 단호히 폐지를 선언했던 박 대통령이 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수도권 기초단체장 66명 중 28명이 기소됐다고 한다. 함양,청도,임실 등 일부 지역의 기초단체장은 4년 임기 내 서너 차례의 재보궐선거를 치른 곳도 있다 모두 비리와 관련돼 있다. 

국민들의 바람은 대선에서 여야 모두가 국민의 여론에 따라 내건 공약인 만큼 이번만이라도 확실하게 공천폐지를 통한 선거를 치르고, 문제가 발생하면 다음 선거전에 제도적인 보완을 하면 된다는 것이라 본다. 설령 공약이 아니었더라도 대다수 국민이 원한다면 집권여당과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온당하다.

그런데 자신들이 해놓은 공약조차 이제 와서 정치적인 이유와 선거의 유불리를 고려하여 뒤집는 것을 볼 때면 ‘생떼정권, 청개구리 여당’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겨우 정권출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선 시 내걸었던 자신들의 핵심공약들을 깡그리 파기한다면 도대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무슨 공약을 가지고 대선을 치른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대선공약 없이 당선된 대통령이란 말인가? 아니면 원래부터 대선공약은 그냥 해본 소리일 뿐인가?

지방선거까지 이제 시간이 그리 많지도 않다. 더 이상 ‘생떼쓰는 권력’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지 말고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의 약속은 천금과 같이 여겨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권력에 도취되어 민심이 썩어 들어가는 것조차 모른다면, 결국 선거에서 ‘정권심판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역사적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기고는 <시사오늘>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박동규 시사평론가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前 청와대 행정관.前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前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現 매헌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이사.現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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