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고 싶은 탈모, 숨길게 많은 하이모②> 성희롱 논란에 빠진 하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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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싶은 탈모, 숨길게 많은 하이모②> 성희롱 논란에 빠진 하이모
  • 방글 기자
  • 승인 2014.02.22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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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짧은 치마가 좋은데 왜 바지를 입고 왔어.”
“○○씨는 왼쪽, △△씨는 오른쪽에 앉아.”
“미인계를 써보자, 한쪽 다리 들고 영업해.”

1차, 2차…, 술이 들어가고 회식자리 역시 무르익어간다.
 
“자, 뽀뽀해 봐.”
“오늘 섹시하네.”
“나랑 사귈까?”
“여관으로 모셔.”

이어지는 귓속말 “회식 끝나고 우리 집에 갈까? 잠 못 자게 해줄게.”

하이모 직원들 회식자리에서 오간 대화다. 위 상황은 하이모 직원 A씨가 2014년 1월 노동청에 제출한 자술서와 전직 직원 B씨 증언에 따른 내용이다.

A씨는 “회식자리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시작된 성희롱 발언이 회식 끝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미인계를 써서 영업해라’, ‘부스 안에서 한쪽 다리를 들고 있으면 된다’ 등 언짢은 말이 나왔지만 회식자리 분위기를 봐 참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섹시하다’, ‘나랑 사귈래’, ‘3시간이면 넘어온다’ 등 더 수치스러운 말이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하이모에는 여전히 1980년대 시계가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미용 업계다 보니 직원의 70% 이상이 여성이다. 하지만 지점장 등 우두머리는 대부분 남성이다.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근무환경이 회식자리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회식자리에서의 성적 발언은 비일비재하다는 것.

천안지역의 한 지점에서 근무했던 최유리(가명) 씨는 “회식자리 성희롱은 비일비재하다. 입만 열면 성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 비율이 많던 우리 지점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다른 지점은 오죽하겠느냐”고 덧붙였다.

한국 사회에서의 ‘직장 내 성희롱’은 여전히 문젯거리다.

△지난해 8월, 취업정보 전문업체 인크루트가 남녀 직장인 5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7.5%(261명)는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취업정보 전문업체 사람인이 지난해 여성 직장인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33.6%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한국여성한우회로부터 제공받은 ‘2013년 상담사례집’은 지난해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전체상담(394건) 중 56.35%를 차지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여성노동자회가 공개한 ‘2013년 평등의 전화 상담사례집’ 역시 지난해 전체 상담의 8.9%가 직장내 성희롱 관련 문제였다고 밝혔다.

전문직종은 특히 심했다.

전문직은 전체 상담의 18.6%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였다.

하지만 직장의 76.5%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

하이모 내에서도 성희롱 예방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이모 한 관계자는 “관리본부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는 걸로 안다. 하지만 실제 성희롱이 일어나는 영업본부에서는 시늉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각 지역에 퍼져 있다보니 교육을 하기도 쉽지 않고, 한다고 해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위주의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하이모 관계자도 “성희롱 예방교육을 관리자가 아닌 직원에게만 하고 있다. 지점장이나 본부장 등 잠재적 가해자에 대한 교육이 없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 ⓒ뉴시스

하지만 하이모 측은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성희롱 사건과 관련 남자직원이 직접 여자직원에 사과했고, 회사 측에서도 정직 1개월이라는 징계 처분을 했다”고 해명해다.

또, “정기적으로 전직원 대상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신입사원 교육 때도 성희롱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필수과목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직원들이 고충을 토해낼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으고 감사실에서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처벌이 필요한 경우에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적절한 수준의 처벌 조치를 내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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