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갈 곳 잃은 서민 활용 매년 1천억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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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갈 곳 잃은 서민 활용 매년 1천억 성장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08.02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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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고리대금 논란②>연66% 고리대금 법적한도 활용…자금줄 일본 금리 29.2%에 불과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러시앤캐시 최윤 회장이 일본 대부업체 썬크레디트뷰로와 손잡고 ‘원캐싱’으로 국내 진출한 2002년 당시 한국 경제상황은 그야말로 난민촌이었다.

1997년 IMF가 떨어뜨리고 간 금융시장 완전 개방 폭탄에 1998년 1월부터 최고이자율이 폐지됐고 2002년 대부업법 시행 직전에는 사채이자가 연 209%까지 폭등했다. 당시 금감원 사채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평균 사채이자율은 211.6%였다.

정부는 각종 불법이 횡행하던 사채업을 양지로 끌어내자는 취지로 대부업법을 신설하고 이자율을 66%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자 사채업자들은 차라리 영업을 포기한다며 자금회수에 들어갔다. 채무 압박을 받게 된 서민들은 또 다른 사채를 찾아 해멨고 이자율은 급격히 올랐다.

▲ 러시앤캐시 ⓒ뉴시스

이런 사회적 배경 때문에 최 회장은 2002년 2월 법인을 설립 하고도 영업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건 10월 대부업법이 시행된 이후다. 그는 원캐싱을 당산역 부근으로 확장 이전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일본 이자제한 29.2%…한국은 66%

실적도 없이 8개월 동안 기다릴 수 있었던 건 일본과 국내의 이자율 차이 덕분이었다. 일본 정부는 99년 2월 제로금리를 단행한 데 이어 2000년 대부업 이자 상한을 연 40%에서 29.2%로 낮췄다. 단순 수치만 비교하더라도 국내 대부업 이자율과 36.8%나 되는 차이를 보인다.

한 일본계 대부업체 관계자는 “당시 일본 중견 대금업체는 연 5~7% 선으로 일본에서 조달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부업자들이 연 17~18%에 자금을 조달한 것에 비하면 자금 확보에서부터 최고 13%포인트나 차이를 벌려놓고 시작한 것이다.

원캐싱을 비롯한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어마어마한 금리 차를 이용해 2003년 말 10위권 내에 5개사를 포함시키는 등 업계 큰손으로 발돋움했다.

이후 최 회장은 다시 한 번 일본 자금을 대규모로 끌어들인다. 일본 나고야 재일교포 상공인들과 함께 J&K 컨소시엄을 구성해 7개 대부업 계열사를 거느린 A&O인터내셔날을 인수한 것.

J&K컨소시엄은 2004년 3월 11일 A&O인터내셔널 지분 50.1%와 나머지 계열사 6개 지분 100%를 약 200억 원에 매입했다. 최 회장의 원캐싱은 납입자본금 22억 원, 대출 잔액 150억 원에 불과해 사실상 일본계 자금이 인수한 것이나 다름없다.

A&O인터내셔널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통합으로 아프로파이낸셜그룹으로 사명이 변경되고 브랜드 명칭도 ‘러시앤캐시’와 ‘캐시마루’로 통합했다. 러시앤캐시의 탄생이다.

▲ 한·일 상한 이자율 차이 ⓒ시사오늘

아프로파이낸셜그룹(법인명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 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의 실적은 2004년부터 곧바로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는 2004년 10월부터 2005년 9월 Credit Max, 아프로소비자금융 등에서 602억 원을 빌리고 이자로 81억여 원을 지출했다. 또 1210억 원을 빌려준 뒤 이자수익 354억여 원, 당기순이익 174억여 원을 올렸다.
 
대부업은 금리로 수익을 내는 구조라 영업이익은 금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로 미뤄볼 때 같은 기간 러시앤캐시는 일본과 아프로소비자금융에서 13.5%대에 자금을 조달해 연 29.2% 수익을 올렸다. 이자율이 낮아 보이지만 당시 연체율이 18.2%나 돼 대손충당금을 446억 원 적립해야 했다. 대손충당금을 제외한 이자는 46.4%나 된다.

법적 상한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과도한 이익을 취한 것은 틀림없다.

3년간 7배 성장…이후 매년 1000억 원 늘어 

이를 바탕으로 러시앤캐시는 2004년~2005년 자본총계 58억 원에서 05~06년 381억 원, 06~07년 3538억 원으로 놀랄 만큼 성장했다. 대출채권 80%가량이 개인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수많은 서민들의 고혈을 빨아 일으킨 회사인 것이다.

급격히 불어나던 자본은 2007년 후반 성장률이 정체되기 시작한다. 정부가 대부업법을 손질하며 이자 상한을 49%로 수정한 시기와 맞물린다. 하지만 러시앤캐시는 이미 대출잔액 5000억 원이 넘는 업계 1위 업체로 올라선 뒤다. 게다가 규모가 확장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져 정체되는 것처럼 보일 뿐 매년 1천억 원 이상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다.

러시앤캐시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저축은행 인수에도 욕심을 냈다. 모두 낮은 금리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러시앤캐시는 2010년 7월 44%, 2011년 6월 39%, 2014년 4월 34.9% 등 계속 이어지는 이자제한법 변경에도 매번 상한선에 근접한 이자율을 적용해 서민들을 대상으로 대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8672억 원을 대출해 5251억 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평균 이자율은 28.1%다. 대손충당금을 제외하면 연이자는 40.6%가 된다. 최 회장은 올해부터 20%대 이자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29.9%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약속을 지킨건지 아닌지 모호한 상황이다.

이에 러시앤캐시 조성익 홍보팀장은 “28%라는 연 이자율이 낮은 건 아니다”라며 높은 이자율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이자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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