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 어디를 보고 있는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박동규의 세상만사>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 어디를 보고 있는가
  • 박동규 시사평론가
  • 승인 2014.09.26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野, 갈등 풀 ‘마법의 열쇠’는 ‘당원중심 정당론’과 ‘시민참여 정당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중지란과 혼돈의 늪속에서 발등의 불인 ‘당의 봉합’을 선택하여 급한 불은 끈셈이 됐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각 계파의 수장들로 구성하여 일단 계파 의원들과 지지층들로부터 ‘당 깨자’는 말은 안나오게 만든 것이다.

원내대표는 세월호, 민생현안과 국정감사 등 국회에 전념하고 비대위원들은 당의 존립기반을 다시 공고히 하는 일에 몰두하는 이른바 당을 ‘투트랙’으로 운영하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라 하겠다. 건전한 제1야당의 존재는 곧 알게 모르게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나름대로 역할을 하기에 그렇다. 국민을 위해서도 그렇고 제1야당을 위해서도 다행인 셈이다.

제1야당의 비상대책위 역사는 비일비재하다. 선거에서 패하면 비상대책위를 만들고 혁신과 개혁을 모토로 외부의 학자와 시민사회 인사들까지 망라하여 백가쟁명식의 당 개혁방안을 내놓고 새정치의 판을 짜겠다고 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의 비상대책위는 종전의 비대위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비대위는 각 계파의 주전 선수를 내세우고 뒤에서 계파 수장과 계파의 입장을 정리하여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계파 주전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싸우는 ‘계파 대리전’의 양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결론은 항상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여 적절한 이해관계가 유지되는 선에서 마무리되곤 했다.

외부 영입도 쉽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원장’ 찾기

이번엔 계파 수장들이 직접 주전선수로 뛰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 외부의 학자나 객관적으로 제1야당에 ‘매서운 수술 칼’을 들이댈 사람은 없다. 외부에서 오라고 해서 올 외부인도 없는 것이다. 수장들 앞에서 작은 수술 칼 들이대봤자 ‘손톱도 못깎고’ 나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참여하고 있는 비대위원들은 적어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울타리 내에선 각 계파의 최고의사 결정권을 지닌 수장들이며, 지루한 논쟁이나 전혀 새로운 당 혁신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갑론을박할 실무적 비대위가 아니란 것이다.

참여한 비대위원들 각자의 입장이 곧 계파의 입장과 노선이 되기에 굳이 전혀 새로운 당혁신 방안이나 대안을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신들의 입장과 노선이 곧 당권과 대권 또는 자신이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기본 무기가 되기에 당권과 대권을 향한 기본 입장은 이미 정리돼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제1야당의 당권과 대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인가, 아니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의 위상과 체계를 갖추는 게 먼저인가인데, 혹자는 이런 문제제기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무의미한 논쟁이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제1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포기, 실망, 차라리 깨라는 여론의 핵심은 제1야당의 희망과 건강성, 그리고 강인함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당원중심 정당론’과 ‘시민참여 정당론’ 논쟁…부정적이지 않다

그런데, 우려스럽게도 당의 봉합이라는 급한 불을 끄자마자 당의 구조와 운영체계를 둘러싸고 수장들끼리 총을 직접 겨냥하는 양상들이 표출되고 있다. ‘당원중심 정당론’과 ‘시민참여 정당론’ 등이 대표적인 논쟁인 것 같다. 해묵은 논쟁 같지만 사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동안 갈등과 봉합과 타협을 되풀이해온 ‘마법의 열쇠’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과 갈등적 양상을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비대위원들이 계파 수장의 눈치를 보며 논의하던 것보다 이해당사자들이 결정권과 결단력을 가지고 논의할 모든 사항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정말 당을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 운영체계인가를 진지하게 성찰해 나간다면 그 어느 때의 비대위보다 ‘속도감 있고 내실 있는 결과’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9월 25일 학술 심포지움에서 문재인 의원이 비대위원으로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중기반이 없는 불임정당”,“정치 자영업자들의 담합정당”, “출마자들의 카르텔 정당“이기에 생활 속에 기반을 둔 생활정치가 가능한 생활정당(시민참여형 네트워크 정당)으로의 전면 재구성을 주장 한 것은 속도감있는 당혁신 방안 마련을 위해서도 그렇고 당의 진로를 모든 지지자와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내놓고 공론화하여 소통과 합의점을 이뤄 가는 차원에서는 의제를 잘 촉발시킨 것이라 본다.

물론 반대입장의 노선과 방안도 보다 진지한 컨텐츠와 객관성을 갖추어 공론시키고 격론을 벌여야 한다.이것이 제1야당의 생명력이다. 혼돈속에서도 민주성과 절차성, 대의명분을 찾아가야 제1야당에 대한 국민적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다만, 국민들은 여전히 이러한 논쟁을 오로지 ‘당권과 대권을 향한 당파싸움’으로 보고 있기에 제1야당의 진로와 보다 확고한 ‘민생정치,생활정치’로의 모든 당력이 집중되는 시스템과 열정을 우선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 비대위가 전국 투어를 하면서 밑바닥 여론을 청취하고 각자 생활정치의 모델들을 만들어 내는데 앞장섰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현재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너무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너무 없어 보이고 너무 존재감이 없는 게’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좀 더 떠들고 좀 더 치열하게 싸우고 좀 더 새로운 생활정치 모델과 콘텐츠를 국민여론시장에 내놓고 당권,대권 주자들이 마케팅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감동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향해 무언가를 진심으로 챙겨나갈 때 일어나는 것이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前 청와대 행정관
.前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前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前 국회 정책연구위원(2급)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現 한반도희망포럼 사무총장
.現 시사평론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