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정부 독려·순이익 증가' 배당 늘린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은행들, '정부 독려·순이익 증가' 배당 늘린다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2.23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KB금융지주·기업·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이 올해 배당을 대폭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최근 정부가 기업 배당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데다, 당초 업계 이익이 지지부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각 은행별 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932억 원(연결기준 배당성향 15.3%)을 배당한 KB금융은 올해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KB금융 고위 관계자가 "정부 시책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배당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힌 점도 긍정적 신호다.

배당 확대 여력도 충분하다. 지난해 1조2000억 원대였던 KB금융 순이익은 올해 1조50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KB금융지주·기업·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이 정부 독려와 순이익 증대로 올해 배당을 대폭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

기업은행도 배당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기업은행 배당 확대가 정부의 세수 확보와 직결돼 있는 만큼 확실시 된다고 분석했다.

정부 배당 수입의 많은 부분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지주에 의해 발생하는데, 올해 산은지주는 STX·동부 부실대출 여파로 배당 확대가 여의치 않다. 반면, 기업은행은 9월 기준 순이익이 8500억 원을 돌파해 올 한 해 전체 순익이 1조 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배당 관련 세입을 올해보다 600억 원 늘어난 3800억 원으로 책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기업은행은 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배당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며 "하지만 배당 확대를 두고 아직 기재부와 협의에 들어간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기재부가 전체 공기업에 대해 배당 성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기업은행 배당 확대 얘기도 그 일환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도 순이익 증대와 효율적인 민영화 추진을 위해 배당을 확대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높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데다, 올해 9월 기준 순이익이 74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어나 배당 여력이 크게 확대됐다.

또한 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배당 성향을 높여 주가 상승을 꾀할 것이란 분석도 지배적이다. 주가가 오르면 우리은행 가치도 덩달아 올라 민영화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배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협의를 거쳐 다음 달 말까지 배당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신한금융지주 역시 배당 잔치가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올해 9월 기준 1조7680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업계 최대다.

여기에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가 "배당 성향을 더 상향시킬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금융당국도 은행 건전성 부실 등을 우려해 배당 확대에 적극적으로 브레이크를 걸었던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새라 시중은행의 배당 확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당 확대로 은행 건전성·수익성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올해는 당국이 나서서 뭐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배당 확대는 전적으로 은행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