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때려서 뱀을 놀라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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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때려서 뱀을 놀라게 해라
  • 환타임스
  • 승인 2010.06.0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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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의 중국이야기-지략의 귀재> 13계 타초경사(打草驚蛇)

풀이 많은 곳을 걷다 보면 뱀에 물리기 쉽다. 이 때는 막대기로 풀을 때려서 뱀을 쫓아내야만 안전하게 길을 갈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뱀과 같은 위험요소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뱀들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풀을 때리는 행위로써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요령이 필요하다. 타초경사(打草驚蛇), 풀을 때려서 뱀이 놀라서 도망가게 하는 것이다. 의심되는 곳은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해서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자(孫子)는 차요(次要), 즉 덜 중요한 적을 때림으로써 주요(主要), 즉 가장 중요한 적을 놀라 도망가게 만들었다. 적군이 숨어 매복해 있으면 아군이 이를 파악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풀을 때려서 뱀을 놀라게 해야만 적의 위치를 파악해서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협곡이나 산림 등 불리한 지역을 지나갈 때는 반드시 매복한 적이 공격해 올 것이므로 타초경사 전략으로 숨어있는 적을 유인해 내야 한다고 가르쳤다.

또한 상대의 실력이 노출되지 않았을 때에는 적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적의 실력을 먼저 알아내야만 한다. 손자는 숨어 있는 적을 마주쳤을 때에는 먼저 적을 계속 관찰하여 상대의 실력을 탐지해 내라고 가르쳤다. 적은 숨어 있고 나는 노출되어 있으므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먼저 적의 주변을 때려 적을 놀라게 만듦으로써,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도망가게 만들어야 한다.

가짜 바람잡이

요즘의 예를 들면, 한국 수입상 K씨가 중국 수출상 C씨로부터 생선을 수입해 오기 위해 가격 협상을 한다. K씨는 가격이 다소 비싼 듯하여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때 다른 수입상 J씨가 나타나 갑자기 생선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며, 한국의 K씨보다 더 비싼 값으로 사겠다고 허풍을 떤다. K씨는 이를 보고 깜짝 놀라 “내가 웃돈을 더 주고 사겠다. 내가 먼저 왔으니 나에게 달라”며 비싼 값으로 이 생선을 구입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 수출상들이 아주 흔하게 사용하는 타초경사 전략이다. 중국 수출상은 자기 친구를 가짜 수입상으로 둔갑시켜 먼저 사갈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다급해진 한국 수입상이 빨리 구매해 가게끔 유인한 것이다. 즉 가짜 수입상을 등장시켜서 한국 수입상을 놀라게 만들어 빨리 사가도록 유혹한 것이다. 이런 바람잡이 가짜 수입상을 중국인들은 탁아托兒, 중국발음으로는 ‘투어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타초경사 전략은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풀을 때림으로써 뱀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뱀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 다음, 뱀의 행로를 추적한다. 셋째는 뱀을 계속 관찰하여 뱀의 실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잡을 것인지 방법을 결정하여 포획하는 것이다. 또는 뱀을 쫓아 버리는 것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반면 상대방의 타초경사 전략에 당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첫째, 내가 풀 속에 숨어 있을 때에는 적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적이 나의 실력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숨어 있어야 한다. 둘째, 적이 나를 발견했을 때에는 신속하게 대응하되 적의 허장성세에 속아 나의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도망갈 수 있는 퇴로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며, 도망갈 수 없는 사지에 몰렸을 때는 필사적으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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