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한국관 오픈…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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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한국관 오픈…득일까 실일까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5.21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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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몰(T-mall) 한국관서 국산 제품, 여행 상품 등 본격 판매···"한국 알리는 길"vs"토종 업체 죽이는 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aT센터에서 열린 '중국 알리바바그룹 티몰(T-Mall) 한국관 개통식'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오프닝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가 첫 공식 국가관으로 한국관을 오픈하면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라인몰 알리바바가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국산 브랜드 제품을 직접 거래한다는 점에서 국내 유통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를 드러낸 것.

반면, 일각에서는 알리바바의 한국관 오픈이 향후 관광객 유입감소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재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알리바바 티몰 한국관 오픈, 토종 업체 성장 막는다고?

알리바바 한국관은 식품과 화장품 등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국산 제품들과 여행 상품까지 1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될 예정이다.

지난 18일 서울 aT센터에서 진행된 ‘T-mall(티몰) 한국관 개통식’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알리바바 티몰은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온라인 장터로, 국내 쇼핑 메카인 서울 명동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한국관 개설에 협업 관계를 맺은 한국무역협회도 “최근 구찌로부터 짝퉁 제품 판매로 소송을 당한 알리바바가 이번 한국관을 계기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성을 재고하고,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를 열어주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알리바바는 모조품 즉 ‘짝퉁’ 제품 때문에 씻을 수 없는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알리바바 내 입점 판매자들이 짝퉁 명품을 판매하면서 명품 브랜드 ‘구찌’로부터 짝퉁 판매와 관련해 소송까지 당한 것. 이에 항간에서는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알리바바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한국관을 개최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티몰은 한국 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부 당국과 알리바바 측의 입장 표명에도 국내 유통업계는 한국관 개점이 썩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중소 유통업체들의 판로를 넓혀준다는 명목으로 한국 진출을 노린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또 입점 수수료와 이용료가 비싼 한국관에서 국내 중소업체들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들도 잇따르고 있다.

▲ 마윈 알리바바 회장 ⓒ뉴시스

실제 티몰은 입점 수수료가 우리 돈으로 약 3000만 원이고 연간 이용료 역시 500만 원~1000만 원에 달한다. 입점하는 데만 최소 3500만 원을 투자해야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알리바바는 대기업들만 입점돼있는 온라인 백화점 쇼핑몰과 다름없다.

따라서 알리바바의 한국관 오픈은 단지 한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일 뿐,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를 열어준다는 당국의 주장과는 먼 셈이다.

배송 부분 역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직배송 시스템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져 중국 대표 은행들에 개설된 한국관에서 관세를 면제해주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한국 진출을 위한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될 시, 토종 전자상거래 업체의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알리바바 마 회장은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판 알리페이인 ‘코리아페이’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형 간편 결제 서비스인 ‘코리아페이’가 만들어진다면 알리바바는 국내 온라인 쇼핑과 유통, 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만, 내수 시장에서 국내브랜드와 해외브랜드 간 피 튀기는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알리바바, 한국 진출 거듭 부정…그래도 불안한 국내 업체

마 회장은 “알리페이는 알리바바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전 세계를 위한 것으로 알리페이의 현지화를 위해 한국 업체와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이는 국내 온라인 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전략과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마 회장은 이번 티몰 한국관 개최가 한국 진출과는 무관하다며 거듭 강조했다. 정부 당국 역시 한국관 오픈으로 국산 제품을 세계화하고, 중소업체들의 유통 판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아마존에 이어 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로 꼽히는 알리바바가 한국 제품을 직접 판매한다면,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의 성장은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가 절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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