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왜 자사주를 KCC에 매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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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왜 자사주를 KCC에 매각했을까
  • 방글 기자
  • 승인 2015.06.12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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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읽기>의결권 얻고, 현금 확보하고 '일석이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삼성물산이 자사주 전량을 KCC에 매각한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다.

삼성이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주를 매각한 이유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삼성물산은 지난 11일 5.76%에 이르는 자사주를 전량 KCC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분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계열사도 아닌 KCC에 자사주를 매각한 이유가 뭘까.

자사주는 경영권을 보호하고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매입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의결권이 없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내달 1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33.3%를 넘어서면 합병은 무산된다.

때문에 자사주 보다 중요한 것이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권리, ‘의결권’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무의미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삼성물산 자사주를 KCC에 매각하면서, 우호지분 비율을 13.99%에서 19.75%로 늘렸다.

계열사 아닌 KCC 선택한 이유

그렇다면, 삼성물산은 왜 계열사가 아닌 KCC에 지분을 매각했을까.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제일모직 행사 가격은 15만6493원, 삼성물산 행사 가격은 5만7234원이고, 삼성물산은 최대 1조5000억원까지 보상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주당 7만5000원에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6743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최대 1조5000억 원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절반씩 부담한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7500억 원 중 6743억 원의 실탄을 확보해 둔 것이다.

업계는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이 엘리엇의 공세에 밀리던 상황을 반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자사주 매각으로 의결권과 함께 현금을 확보했다”며 “33.3%의 반대 지분 확보에 버거울 엘리엇에 한방 날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KCC에 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 시도라며 법원에 긴급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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