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화성시 '수변경관지구' 지정에 주민 집단 반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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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화성시 '수변경관지구' 지정에 주민 집단 반발,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6.2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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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쟁위, "해당 지역은 경관이랄 게 없어…사유재산 침해"
화성시, "관광자원으로 가치 높아, 양호한 경관 만들자는 것"
화성시의원, "관광자원 가치 없다, 주민에게 불합리…의견 수렴 필요"
'수변경관지구' 지정 사유 놓고 각종 유언비어까지 '난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수변경관지구 반대투쟁위원회'가 화성시청에 보낸 질의서 ⓒ 시사오늘

경기도 화성시(시장 채인석)가 송산면 일원 등 시화지구 간척지 일대를 '수변경관지구'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수변경관지구 반대투쟁위원회'까지 결성해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사유재산과 생활권을 제약하는 처사라며 우려하고 있다. 수변경관지구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 내 개발과 건축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22일 '2020년 화성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화성시는 송산면 일원 등 시화지구 간척지 일대의 주변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수변경관지구 지정 계획을 수립, 이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화성시가 수변경관지구로 지정하는 까닭을 묻는 주민들의 물음에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결성한 '수변경관지구 반대투쟁위원회'는 지난 5월 말께 화성시청에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주민의견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화성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대신 부실한 자료를 토대로 한 공청회, 설명회 등을 두 차례 정도 뒤늦게 열었을 뿐, 여전히 주민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변경관지구 반대투쟁위원회' 오영철 위원장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시에서 도대체 뭘 위해서 임의대로 수변경관지구를 얼렁뚱땅 지정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며 "지송산면 일원 일대는 지난 1987년에 물막이 공사를 한 이후에는 수변경관이라고 할 게 하나도 없는 지역이다. 물가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말이 안 맞는 어이없는 처사"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또 최만진 사무국장은 "이게 지정되면 지역 주민들의 생활권이 일체 제한된다고 보면 된다. 수변이라는 곳은 있을 수가 없는 지역인데, 시청에서 무분별하게 마음대로 생각해서 도시계획을 추진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화성시에서 이걸 왜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왜 수변경관지구로 묶는지 이유라도 좀 속 시원하게 털어놨으면 좋겠다. 답답해 죽겠다"고 지적했다.

화성시는 지난 14일과 19일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공청회·설명회 등을 열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조차 "시청이 제출한 자료가 너무 부족하다"며 화성시의 준비 미비를 지적했다. 제대로 된 설명이 안 된 것이다.

실제 기자가 해당 지역을 방문해 둘러본 바,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담수를 퍼 나르는 광경만 목격됐을 뿐, 수변경관이라고 할 만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 정보공개청구에 따른 화성시 답변 ⓒ 시사오늘

기자는 화성시가 이 지역을 '수변경관지구'로 지정하고자 하는 이유를 묻기 위해 화성시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관련 자료를 지난 17일 통지받을 수 있었다.

화성시는 해당 자료를 통해 "송산면 일원에 수변경관지구로 계획된 지역의 경우, 서해안 경관 축으로써 수도권내 주요 경관거점인 동시에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며 "금번 지구지정 취지는 행위 제한에 목적을 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경관을 양호하게 만들어가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주민들의 지적에 대해 화성시는 "행위를 제한하는 범위는 무분별한 개발행위, 수변경관 이미지 관리상 부조화되는 건축물 등으로 입지 제한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사유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양질의 정주여건과 생활기반을 확충하고자 지정하는 취지임을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지역 시의원들마저 화성시의 이 같은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박기영 시의원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수변경관지구가 되려면 수변이라는 게 있어야 되는 건데, 송산 쪽은 시화 방조제가 막힌지 오래라서 수변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지역"이라며 "송산면 쪽이 무슨 관광자원이 되느냐. 거긴 관광지로 개발해봤자 볼 것도 없고 올 사람도 없는 곳이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추진 의지가 강경한 것 같은데, 나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채 시장과 같은 정당에 속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홍성 시의원도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당연히 수렴돼야 한다. 무조건 지역 주민들 의견만 반영될 건 아니지만, 주민들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성시가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자,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변경관지구로 지정된 지역 일대에 미군 공항이 이전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호텔이 들어선다', '채 시장이 일부 주민들 표를 얻기 위해 무리하고 있다' 등 각종 유언비어까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화성시와 채 시장의 의중을 도저히 파악할 수가 없다"며 "지역 주민들이 더 혼란에 빠지기 전에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화성시가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번 도시계획을 총괄하고 있는 화성시 도시정책과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현재 관계기관과 주민들과 아직 협의하고 있는 사안이고, 향후 심의도 거쳐야 하는 문제"라며 "올해 말이나 돼야 완료가 되는 만큼,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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