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준금리인하에 가산금리 올려 수익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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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기준금리인하에 가산금리 올려 수익 유지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8.30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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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국내 은행들이 지난 2년간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비중을 늘려 이윤을 일정수준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 손실을 메우려고 은행들이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17개 시중·특수·지방·외국계 은행의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2.98%다.

이 가운데 은행 기준금리는 1.85%, 가산금리는 1.13%로 가산금리 비중이 전체 대출의 38%를 차지한다. 2년전인 2013년 7월과 비교하면 가산금리 비중이 14.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당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82%이고 이 가운데 기준금리가 2.91%로 전체 대출 평균금리 비중의 76.2%를 차지했다. 가산금리는 0.91%로 23.8% 비중이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재량껏 산정하고 있으며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산정기준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방은행은 가산금리 비중이 2년새 17%포인트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15.6%, 외국계은행은 14.6% 상승해 그 뒤를 이었다. 특수은행도 7.9%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이 가산금리 비중을 늘이는 이유는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이 줄어들면서 그 손실을 쉽게 메우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8조8851억 원으로 작년 동기와 견줘 2.17%(1978억 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은행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저성장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개인 부실 가느성 마저 큰 상황"이라며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산금리까지 낮추면 은행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손실을 은행들이 손쉽게 소비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우리나라는 불경기든 호경기든 은행이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라며 "가산금리를 올리는 건 그런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도 그에 맞춰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개인의 신용등급, 거래실적 등을 이유로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그만큼 낮추지 않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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