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도 경쟁? 진정성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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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 경쟁? 진정성 아쉬워
  • 방글 기자
  • 승인 2015.10.27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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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재계 1,2,3위 순차적 '기부 경쟁', 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재계 총수들의 기부가 경쟁하듯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 뉴시스

재벌 총수들의 ‘청년희망펀드’ 기부가 줄을 있고 있다. 마치 줄줄이 굴비를 엮는다는 듯한 분위기마저 든다.

재벌총수들의 이같은 기부 움직임을 보고 일각에서는 진정성보다는 어쩔 수 없는 분위기 조성 때문이 아니냐는 조롱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 22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억 원, 사장단이 50억 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26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50억 원)과 현대차그룹 임원들(50억 원)이 200억 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기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청년들이 미래에 희망을 갖고, 창의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는 공통된 공식입장도 내놨다.

더불어, 청년 고용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심지어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직접 감사 전화를 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청년들의 미래에 이렇게나 관심을 가진다니 환영할 이야기다.

그러나 기부까지 경쟁이 된 것으로 보이는 건 기자만의 생각일까.

재계 1위 삼성, 2위 현대차에 이어 3위 SK그룹도 기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와 롯데, 한화 등 기업 총수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이미 나온 상태다. 기부 금액에도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쯤되면 진정성과는 상관 없이 안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의 기부논의 소식이 면세점 사업 전략 발표가 있었던 오늘 알려진 사실도 흥미를 끈다.

앞서 면세점 사업 전략 발표에 나선 롯데와 두산의 총수들은 ‘상생’을 외치며 100억 사재출연을 약속했다. 때문에 하루 뒤인 최태원 SK회장의 사재 출연과 관련해서도 언론과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SK그룹 측은 “이미 사회환원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면세점 사업 때문에 사재 출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더구나 그룹 차원에서 “기부하겠다”고 통보 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이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단다”는 보도가 가능할까 의구심도 든다.

기업 입장에서는 “논의된 바 없다. 기부할 생각 없다”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면세점 입찰 경쟁을 앞두고라 더욱 예민한 모양새다.

SK그룹 측은 27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공교롭게도 추측성 보도가 오늘 나왔을 뿐"이라며 "면세점사업과 무관하게 청년희망펀드 가입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시기와 금액이 정해지면 명확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기업의 적극적 기부는 환영할만하다. 다만, 진정성 있는 기부가 아닌 ‘네가하니 나도한다’식의 기부문화가 아쉽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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