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야권發 신당의 최종 종착지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따로 또 같이'…야권發 신당의 최종 종착지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5.10.28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천권 놓고 분열됐지만 내년 총선 앞두고 야권연대로 귀결될 가능성 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왼쪽부터)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천정배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 ⓒ 뉴시스

야권이 하나로 뭉쳤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의원이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3자 연석회의’를 출범시켰고,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문 대표와 각을 세우던 비노 진영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정교과서 이슈를 중심으로 야권이 결집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야권의 현상태를 파악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탈당파’ 천 의원과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으며,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통합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국정교과서 이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것이 일시적인 물리적 결합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이유다.

이와 같은 ‘따로 또 같이’ 뒤에는 내년 총선에 대한 복잡한 셈법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분열의 원인은 공천권 문제라는 설명이다. 천 의원과 박 의원은 비노계 의원들로, 친노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공천권을 보장받기 어려운 인물들이었다. 실제로 박 의원은 탈당 선언문에서 “면피용 혁신으로 오히려 계파 기득권만 더 강화됐다”며 “폐쇄적인 당 운영으로 당을 위한 충언과 비판마저 봉쇄됐다”고 비판했다. 공천권을 둘러싼 친노계와의 갈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들이 20대 총선에서 지분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당내 경쟁보다 자신들의 ‘텃밭’에서 신당을 창당,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를 통해 지분을 요구하는 쪽이 보다 현실적이다. ‘180석이 목표’라는 말까지 나오는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야권 연대가 불가피하므로 새정치연합이 야권 통합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경우 신당은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비노 의원들의 경우 새정치연합 내부에서의 싸움보다는 신당 창당 후 지분을 요구하는 쪽이 훨씬 승산 높은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의 ‘통합전대’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비노 진영이 내년 총선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권력 지형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권력 지형 재편의 가장 좋은 방법은 친노 진영의 구심점인 문 대표를 흔드는 것이다. 즉, 비노 진영의 통합전대 요구는 친노 중심의 지도체제를 개편하고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겨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공천권을 사이에 둔 다툼이 치열한 와중에도 한쪽에서는 통합을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 총선에서의 승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목표로 설정한 180석을 실제로 얻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야당이 총선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 경우 야권은 “분열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국민들의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원내에서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도, 국민들의 지탄을 피하기 위해서도 야권은 승리가 절실하고,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통합 행보가 필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빅 텐트’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은 새정치연합 중심의 빅 텐트 조성을 거부하고 있지만, 신당이 호남 기반의 지역 정당을 넘어서려면 현실적으로 새정치연합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즉, 호남 기반의 신당이 일정 지분을 갖고 새정치민주연합 중심의 빅 텐트에 가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이야기다.

정치권에서도 결국은 총선을 위한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읽힌다. 지난 19일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3자 연석 회의에 대해 “(내년 총선 야권 연대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선거제도가 아직 확정 안 됐는데 (선거제도가) 더 높은 수준의 야권 연대를 위한 좋은 시험이 될 것”이라며 야권 연대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새정치연합의 김부겸 전 의원도 지난 26일 “야권이 이렇게 분열해서는 어떤 선거도 희망이 없다”며 “문 대표께 ‘다툰 사람들, 탈당한 사람들을 만나 접점을 찾아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공천권을 놓고 사분오열하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뭉치지 않겠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