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대 D-2 비전 없고 '권력암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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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대 D-2 비전 없고 '권력암투'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7.12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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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vs 친박 vs 소장파 연일 난타전...정두언 단일화 변수
오는 14일 치러질 예정인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을 둘러싼 권력암투가 점입가경이다. 지난 6.2 지방선거가 천안함에 의한 선거였다면 이번 한나라당 전대는 민간인 사찰 파문을 둘러싼 여권내 권력 헤게모니 선거 양상을 띠고 있다.

MB집권 3년차까지 그간의 권력다툼이 친이-친박계간 대립으로 흘렀다면 이번에 친이계 내부의 권력다툼이 한나라당 전대는 물론 정치권을 연일 강타하며 위험사회에 비견되는 위험정당의 징후까지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몽준 전 대표가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당내 중진급 의원들은 저마다 '변화'의 가치로 '쇄신'을 약속하며 저마다 한나라당의 변화를 약속했지만, 쇄신과 비전 없이 권력 쟁취를 위한 '네거티브'만 극성이고 있다.

'7.14 권력 다툼'의 정점에는 전대에 나란히 출마한 정두언 의원과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파문을 계기로 확산된 선진국민연대 국정농단 논란과 관련, 김 전 사무처장를 겨냥해 "대통령이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나왔다"면서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는 것 아니냐. 박영준 국무차장이 SD(이상득 의원)보다 더 세니까 나온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선진국민연대의 금융기관 인사개입 사례를) 가짓수로 치면 100가지가 넘는다"면서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떨어지면 선진국민연대 인사들이 어떻게 국정 농단을 해왔는지 비망록으로 정리해서 다 밝힐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 박영준 차장을 직접 겨냥했다.

김 전 사무처장은 정두언 의원 발언과 관련, "박 차장이 이상득 의원 보좌관 출신인데, 세긴 뭘 얼마나 더 셀 수 있느냐"며 “이건 어른(이상득 의원)에 대한 실례"라고 맞받아쳤다.

한나라당이 연일 민간안 사찰 파문과 관련해 난타전을 벌이는 사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청와대나 한나라당에서 박 차장의 횡포를 막아 달라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논란에 가세했고 친박계 이상헌 의원이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을 거론하자 상호비방전이 절정에 당했다.

이 의원은 11일 '대전·충남·충북권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김유환 실장이 영포회 문제가 담긴 자료를 민주당 신건 의원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 의원은 자신이 야당에 자료를 건네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둘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정 의원을 지목했다.

이는 2년전 18대 총선 공천 문제와 여권 인사 문제 등을 놓고 '권력의 사유화' 논쟁을 벌였던 정두언 vs SD(이상득 라인)-박영준의 대결이 재연된 셈이다.
▲ 지난 7일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토론회. 왼쪽부터 김성식,김대식,홍준표,이혜훈,이성헌,정두헌,남경필,정미경,한선교,나경원,조전혁,서병수,안상수 후보.     © 뉴시스

홍준표-안상수 난타전, 친박계는 '박근혜 마케팅

현재 '포스트 정몽준'에 가장 근접해 있는 홍준표 의원과 안상수 의원은 서로 상대방을 겨냥하며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MBC TV토론회에서 안 의원는 홍 의원를 겨냥, "홍 의원은 저돌적이고 뭐가 일을 처리할 때 산만하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다"면서 "(홍 의원이) 원내대표 당시 국정표류가 심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왜 압도적으로 찍었는지 모르겠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신중하신 분이 불교계 외압시비 발언으로 2천만 불자들을 분노케 하고 거기다가 수첩에 '말조심하자' 이런 식으로 써놓았습니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홍 의원은 12일엔 여의도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상수 의원의 병역문제를 거론, "병역기피로 10년을 도망다니다 고령자 면제를 박은 사람이 당의 얼굴이 되면 '병역기피당'이 된다"면서 "10년 만에 정권을 잡고 당 지도부마저 병역 기피당이 되면 국민에게 버림받는다"면서 투표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인 병역 문제를 거론했다.

실제 병역조회에 따르면 안 후보는 1966년과 그 다음해 빙볍검사를 기피한 후 다섯 차례에 걸쳐 징병검사를 연기 또는 기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최고위원 몫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나경원, 이혜훈 정미경 의원간 신경전도 날로 더하고 있다.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지난 7일 전대 경선 토론회에서 "오더(지시)에 의해서 누구를 죽이라고 내보내는 그런 정치 없어지기를 국민이 바란다고 본다"면서 나 의원은 직접 겨냥했다.

친이계인 정미경 의원도 "(나 의원 출마)는 경력관리와 이미지를 위해 나온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나경원 의원은 "나는 친이도 친박도 아니다. 그간 정치를 해오면서 계파에 의존한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맞받아쳤다.

당내 소장파 초선의원인 김성식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두언 의원을 겨냥, "정 의원은 '권력의 사유화'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미 권력투쟁의 당사자가 됐다"면서 "스스로 말하는 진정한 당의 변화를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사퇴할 용의가 없느냐"며 난타전에 가세했다.

또 친박계 이성헌 의원에게 " 낡은 계파의 시각으로 계파적 이익에 집착하는 등 황당한 폭로전으로 전당대회 판 자체를 흐리고 있다"고 말했고 안상수 의원에게는 "청와대 밀어붙이기 대리인이자, 계파갈등의 한 축으로 활동한 인사농단에 앞장서 온 사람, 그리고 병역기피자"라며 맹공을 가했다.

친박계 이성헌, 서병수 의원 등은 상호비방전뿐만 아니라 지나친 '박근혜 마케팅'을 일삼으면서 당 전당대회를 계파 대리전으로 몰고 있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7.14 전대를 3일 앞둔 지난 11일 친이계 정두언 의원과 중립 소장파 남경필 의원간 단일화 성립으로 ‘정두언 돌풍’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단일후보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로 당 대표가 되면 고리타분하고 기득권정치에 찌든 한나라당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겠다"면서 "중간층과 젊은 층도 더 이상 혐오하지 않는 정당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남 단일화'는 정 의원의 친이계 조직표와 남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가 맞물리는 단일화 시너지 효과로 인해 현재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안상수 체제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의원과 남 의원의 지지층이 다른 만큼 남 의원의 지지층이 정 의원에게 갈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전대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 권력 지형의 판도를 뒤흔들 ‘포스트 정몽준’에 누가 선착할지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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