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홍, 점입가경…2012 민주통합당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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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내홍, 점입가경…2012 민주통합당 '데자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1.28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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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친박·비박 갈등...자만했던 4년 전 제1야당 떠올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 원유철 원내대표 ⓒ 뉴시스

새누리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총선 경선 준비를 위한 공천관리위원회는 아직 구성조차 못했다. 총선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당내 지분을 넓히기 위해 아군끼리 치고받는 모양새라는 개탄이 상당하다.

지금의 새누리당 모습에서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둔 민주통합당이 떠오른다.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야권 연대 효과로 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을 앞섰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공격 등으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단독 과반은 확실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았다.

그러나 결과는 새누리당의 승리였다.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은 반면 민주통합당은 127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등장, 당명과 당헌을 바꾸고 김종인, 이준석 등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안, 민주통합당은 승리 분위기에 도취돼 여론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민주통합당은 공천을 둘러싼 극심한 내홍으로 ‘자리 나눠먹기’를 한다는 인상을 줬고, 악재가 터질 때마다 늑장 대응으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여기에 ‘막말 파문’을 일으킨 김용민 후보의 전략 공천을 밀어붙이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총선이 끝난 후 박선숙 사무총장이 “3개월 만에 30석을 잃었다”고 탄식할 정도였다.

최근 새누리당의 모습도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원유철 원내대표가 “국정 현안을 힘 있게 풀어가기 위해 새누리당이 180석 이상을 획득해야겠다”고 말한 뒤 김무성 대표도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80석이 목표며,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장담했다. 당지도부에서부터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러다 보니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전공 챙기기에 바쁘다. 공천룰을 사이에 둔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임계점을 넘었고, 인재 영입·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문제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혁신과 인재 영입 경쟁으로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과 달리, 새누리당은 집안싸움에 바쁘다는 이미지만 강화되고 있다. 최근의 새누리당 모습이 2012년 민주통합당의 데자뷔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전쟁은 끝나지도 않았는데 훈장 챙기려 싸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도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적보다 무서운 게 방심이라 했다”며 “요즘 당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과반이나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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