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반 할의 경질이 불가피한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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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반 할의 경질이 불가피한 세 가지 이유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2.1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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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루이 반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한국어 공식 홈페이지

루이 반 할 감독의 ‘엄지손가락 세리머니’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13일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선덜랜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4위와의 승점 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어느덧 맨유는 4위 맨체스터 시티보다 8위 리버풀과 더 가까운 팀이 됐다.

이러다 보니 주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의 맨유 부임설이 돌고 있다. 복수의 현지 언론은 무리뉴 전 감독과 맨유가 이미 합의를 마쳤으며, 부임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보도했다. 올 시즌 중 반 할 감독 대신 맨유의 지휘봉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인내심’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맨유 운영진이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그가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판단 때문이다. 맨유는 반 할 감독에게 풍부한 이적 자금과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지만, 남은 것은 형편없는 선수단과 리그 5위의 성적, ‘재미없는 팀’이라는 꼬리표밖에 없다.

지난 2014년 7월 맨유 감독 자리에 앉은 반 할 감독은 두 시즌 동안 2억5천만 파운드(약 446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쏟아 부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스터 시티가 현재의 베스트 11을 구축하는 데 들인 돈이 550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수단 전체를 뒤엎을 만한 이적료를 쓴 셈이다.

그러나 영입 선수 중 그나마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는 앤서니 마샬 한 명밖에 없다. ‘회심의 영입’이었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거는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왜 그를 벤치에 앉혀뒀는지에 대한 궁금증만 풀어줬고, 멤피스 데파이는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모르간 슈나이덜린과 마테오 다르미안도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뛰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선수 보는 눈의 한계’가 뚜렷이 드러난 것이다.

두 시즌 동안 제대로 된 팀 컬러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다. 반 할 감독과 비슷한 시기(2014년 5월)에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반 할 감독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적료를 쓰고도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많이 뛰어 압박하고 빠르게 공격하는’ 팀 컬러를 구축,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흥미로운 팀’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반면 맨유는 볼 점유율에만 집착하는 축구로 홈 팬들로부터도 야유를 받는 팀이 됐다. 느린 패스와 정적인 공격, 단순한 공격 패턴이 팀 컬러로 보일 정도다. 최근에는 공격 템포를 올리며 전보다 흥미로운 축구를 펼치고 있으나, 오랜 시간에 걸쳐 조직된 팀이 아닌 만큼 경기력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반 할 감독의 경질이 불가피한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이다. 맨유는 지난 주말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선덜랜드 원정 경기에서 패했으며, 이로써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도 어려워졌다.

또한 26경기에서 승점 41점에 그친 것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며, 33득점 역시 역대 최저다. 모든 ‘최악의’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충분한 이적 자금과 넉넉한 시간, 구단 운영진과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의 결과가 ‘역대 최악의 기록’들이라면, 변명의 여지는 없다. 반 할 감독의 경질이 불가피해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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