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타의 불면증과 그림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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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타의 불면증과 그림 권하는 사회
  • 박종운 공덕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6.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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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의 한방 인문학(6)>불면증 환자, 몸 전체를 진단하고 처방받아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종운 인천 공덕한의원 원장)

‘대작 의혹’에 휘말린 가수 겸 화가 C씨가 좌불안석일 듯싶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남부럽지 않게 잘나가다가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까지 받았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인생지사 새옹지마,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고희가 지난 스타에게 희비의 쌍곡선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대작화가 S씨 작품 가운데 C씨 이름을 달고 판매된 것이 30여점이다. 그림 구매자들 피해액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1점당 평균 300만원대에 팔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S씨가 2010년부터 최근까지 그린 대작은 모두 200여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른 대작화가가 있는지 조사중이다.

종종 C씨는 자신의 그림 그리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화투를 소재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스토리텔링기법으로 화폭에 담는다고 말했다. 그가 사는 한강변 최고급 빌라 작업실에서 보면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보인다. 그러나 그 화투 그림은 남의 것이었고, 자신은 거기에 덧칠하고 사인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씨같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불면증을 포함한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지난해 45만5900명에 달했다. 2011년 28만9500명에 비하면 57%나 급증했다. 우리나라 인구의 상당수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소분류별 다빈도 상병 급여현황)

미국 갤럽연구소는 매년 세계 150개국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행복한 삶의 비결을 들려주는 ‘웰빙 파인더’의 공동저자 톰 래스와 짐 하터는 잠을 ‘당신의 하루를 재가동하는 버튼’이라 정의했다. 성인의 경우 하루 7∼8시간씩 잘 자야 건강한 하루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밥만이 아니라 잠도 보약이다.

잠에 대한 한 엽기 실험은 더 흥미롭다. 잠 안자기 실험에 참가해 11일을 버틴 미국의 10대 고등학생은 이틀째 날 물체 식별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닷새째 날은 정신분열 증세를 보였다. 일주일이 지나자 운동기능을 잃은 것은 물론 발음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잔 사람만이 불면의 고통을 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흔히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이 든다. 그러나 내 몸과 마음의 문제를 알약으로 해결하겠다는 건 단세포적 발상이다. 되레 부작용만 부르기 쉽다. 30년 넘게 한방 불면증을 연구해온 필자는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수면제 말고 몸 전체를 진단하고 처방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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