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차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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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차가 늘어나고 있다
  • 채완기 자유기고가
  • 승인 2016.06.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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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의 재무설계>경차 판매 증가는 경제 위기 징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채완기 자유기고가)

경차가 늘어나고 있다.

경차 판매량이 준중형차 판매량을 앞질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집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모닝, 레이, 스파크 등 3개 차종의 경차는 7만2151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준중형차는 6만9978대가 팔리며 경차보다 2000대 이상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참고로 준준형차는 △아반테 △아이오닉 △i30 △K3 △크루즈 △SM3 등 6개 차종에 이른다. 

지난 1998년 마티즈가 첫 선을 보인 당시에 경차가 준중형차를 한 번 앞선 것이 기록이라고 하는데, 1998년이면 IMF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로 우연은 아닐 것이다.

물론 현재 경차 시장은 모닝과 스파크의 경쟁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하며, 한국지엠과 기아차는 자사의 경차 구입 고객에게 에어컨을 사은품으로 준다고 한다. 경차 한대 사는데 200만 원짜리 고가 선물을 얹어준다는 것은 참 이례적인 일이다.

경차 판매가 준준형차 판매를 앞선다고 하는 것은 요즈음의 경제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1톤 트럭의 판매량이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특히 중고 트럭을 헐값에 사서 무슨 장사라도 해야 하는 절박함에 트럭을 구입하는 것이다.

한 동안 차량을 업그레이드해서 판매하는 전략이 있었으며 지금도 있을 것이다. 경차 사러 매장에 나온 고객이 중형차 사가지고 나오게 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경차에 옵션을 추가하면 윗 단계의 기본 차량과 비슷한 가격이 되고, 기본 차량에 만족을 못하고 옵션을 추가하면 또 그 윗 단계 차량의 가격과 비슷하게 된다. 결국 중형차까지 구입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차의 판매가 늘어났다는 것은 요즈음의 생활 패턴이 차량없이 생활하기 어려운데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서 경차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경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경차 도입이 추진된 것은 1983년 에너지 절감 차원의 일환이었으며, 1991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 '티코(Tico)'다. 당시 故 김수환 추기경께서 티코를 타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류값이 폭등했던 1996년에는 약 10만 대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으며, 경쟁사인 현대차와 기아차도 경차를 출시, 시장을 확대하는데 일조했다. 1998년에는 티코의 단점을 보완한 '마티즈(Matiz)'가 등장, 경차 시장에서 경쟁 차량을 누르고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는 새로운 경차 규격이 등장한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차체 크기를 확대해 전장과 전폭이 늘어났으며. 800cc로 제한되었던 배기량도 1000cc 미만으로 늘어나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한편 일본 경차의 역사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자영업자들의 운송 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경차 규격을 발표한 것으로 시작한다. 크기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배기량은 1949년에 300cc로 제한됐으며 현재는 660cc 미만으로 상향 조정됐다.

그간 일본은 다양한 형태의 경차를 선보여 왔다. 특히 전체 자동차 시장의 40% 이상을 경차가 차지할 정도로 경차 사랑은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경차 사랑 때문에 아직도 세계의 경제에서 뒤로 물러나지 않고 경제대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진 등 숱한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군사력을 늘려가면서 이웃나라인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위에서 경차의 태동 과정과 진화 과정을 보면서 1998년 2008년이 언급되고 있는데, 그 시기는 우리나라와 국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위기의 시기였다. 이어 올해 경차의 판매량이 준중형차의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자료를 보니 새삼 경제 위기의 징조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도 따라 올릴 수 밖에 없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마자 시중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잽싸게 따라 내렸다. 이제 서민들은 실제 마이너스 금리로 예금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됐다.

5월까지 통계로 경차 판매량이 늘었다지만, 앞으로 올해 그리고 내년의 경제 상황을 잘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가정 경제를 잘 꾸려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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