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롯데, ‘애국영화’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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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롯데, ‘애국영화’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08.03 11: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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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인천상륙작전>-롯데, <덕혜옹주> 등 애국영화에 잇따라 투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최근 CJ그룹 CJ E&M과 롯데그룹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이른바 ‘애국영화’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와 롯데는 영화계 대표투자‧배급사로 꼽힌다.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상영 전부터 ‘국뽕영화’ 혹평

CJ E&M은 <인천상륙작전>의 배급사이자 투자사다. 하지만 해당 영화는 개봉 전부터 ‘시대를 역행하는 국뽕(무조건적인 애국주의를 비하하는 용어) 영화’라는 비판을 받은 작품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CJ 같은 대형 영화투자 배급사가 정치논란이 뻔히 예상되는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대해 CJ E&M 측은 지난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인천상륙작전>의 작품성을 보고 투자를 선택한 것이다. 개봉 전 비판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영화계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의 작품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혹평이 줄을 잇고 있다. 통상 <국제시장>, <고지전> 등과 같이 한국전쟁 전후 역사를 다룬 영화에 대한 평이 크게 엇갈린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인천상륙작전>은 유난히 호평을 찾기 어렵다.

심지어 보수언론조차 냉담한 반응이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2일자 기사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에서) 북한군은 90년대 이전까지 국민학생(현 초등학생)들이 배운 대로 ‘뿔 달린 괴물’처럼 극단적으로 묘사된다”며 “특히 국군과 북한군의 관계를 선악으로만 그려내지 않은 영화들이 이미 수년전 나온 것을 감안하면 이는 퇴보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이번 여름 대작으로 <덕혜옹주>를 내놨다. 하지만 <덕혜옹주>는 개봉 전부터 ‘역사왜곡’, ‘애국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한 네티즌은 “영화와 달리 덕혜옹주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기록이 없다”며 “또 하나의 국뽕영화가 개봉한다”고 비판했다.

▲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한 장면 ⓒ뉴시스

흥행과 정치논란

그렇다면 CJ와 롯데가 정치논란이 예상되는 영화에 직접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량>, <국제시장>, <연평해전> 등 잇따른 애국영화의 흥행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CJ는 <명량>과 <국제시장>을 통해 큰 수익을 얻은 바 있다. 두 영화 모두 이른바 ‘1000만영화’에 등극하며 ‘대박’을 친 것이다.

<명량>과 <국제시장>의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해외에도 수출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자랑했다는 점이다. 당시 영화 <명량>은 미국에서 흥행수익 260만 달러를 거둬들이며 역대 북미권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국제시장>도 미국에서 53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따라서 CJ가 <인천상륙작전>의 투자‧배급을 맡은 데에는 ‘제2의 <명량> 혹은 <국제시장> 열풍’을 일으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CJ E&M 측은 “<인천상륙작전>은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시작으로 12일 미국과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개봉할 예정”이라며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개봉관 수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많은 130여 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애국영화 투자는 정부 눈치보기?

반면 애국영화를 잇따라 투자하는 것은 정부에 밉보이지 않기 위한 그룹차원의 전략이라는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다.

CJ의 <인천상륙작전>을 놓고, “이재현 회장 구속기소 후, CJ가 달라졌다”는 식의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2012년만 하더라도 CJ의 제작물은 보수 성향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CJ는 지금까지와는 성향이 다른 작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제작비 180억 원이 투입된 <국제시장>을 시장에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국제시장>은 정부여당과 보수진영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영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영화를 관람하고 제작진들과 간담회를 가질 정도였다. 그리고 이 같은 CJ의 기조는 올해 여름 <인천상륙작전>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요즘 CJ E&M 채널에서 박근혜 정부가 밀고 있는 창조경제 광고가 왜 자꾸 나오겠느냐”며 정부 눈치보기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덕혜옹주>의 경우, 역사 속 여성을 주인공으로 다룬 한국영화가 드물다는 점도 지적된다. 더구나 영화는 아버지를 잃고 일본에 끌려간 조선 마지막 공주의 가슴 아픈 사연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사연이 박근혜 대통령과 닮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실제로 덕혜옹주와 박근혜 대통령의 젊은 시절 사연이 닮은 것 같다”며 “외모적으로도 비슷한 느낌이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일각에선 “개봉 전 우려와 달리 <덕혜옹주>에 애국주의 색깔이 짙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롯데그룹 검찰수사가 터진 지 얼마 안됐다”며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에 개봉하는 영화에서 제대로 된 ‘정부 맞춤형’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정부 맞춤형’ 영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영화 <변호인> 배급을 맡았던 NEW는 정부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후 NEW는 지난해 ‘국뽕 영화’ 논란을 빚었던 영화 <연평해전>의 배급을 맡았다.

업계에선 “故 노무현 대통령을 오마주한 <변호인>으로 NEW가 정부에 ‘찍힌 것’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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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국 2016-08-04 00:17:46
영화...보셨어요??? 어디서 국뽕을 느껴야되는거죠??
x레이작전은 맨앞장면에서도 실화에서 모티브를 따와 새롭게 구성했다고 나와있는데요??
인천상륙작전은 수업시간때 한국사시업때 줄기차게 수업했던건데 난 한국사를 배운게 아니라 국뽕을 배운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