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숨겨진 불안요소,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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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숨겨진 불안요소, ‘셋’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8.11 14: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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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붕괴·이슈 선도 실패·安 경쟁자 부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고민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뉴시스

국민의당이 다양한 위협에 직면했다. 박지원 호는 겉보기엔 무난한 순항(順航)을 이어가고 있지만, 존재감은 점점 가라앉는 중이다. 지역주의가 무너지는 가운데 향후 뚜렷한 방향성을 정하지 못한 점, 이슈를 선도하지 못하고 쫓아가고 있는 부분, 그리고 안철수 전 공동상임대표 이외의 대권 주자의 부재 등이 국민의당의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들로 꼽힌다.

<리얼미터>가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12.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단순 지표로는 나쁘지 않지만 4주 연속 하락세라는 것이 문제다.

우선 지역주의의 붕괴조짐이다.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일어섰다. 광주에서 싹쓸이를 하고 전남‧북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더불어민주당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트렌드가 바뀌었다. 지역주의가 붕괴하면서, 호남을 얻었다고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호남에서 밀렸다고 생각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영남에서 의석을 다수 확보하며 동진(東進)에 성공, 전국정당으로의 전환을 꾀하기 시작했다. 광주 태생인 김상곤 후보가 남아 있긴 하지만, 호남 출신 당대표 후보 송영길 의원이 지난 5일 컷오프에서 탈락하자 정가에선 더민주가 호남에 구애하기보다 세력의 다변화 모험을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게다가 새누리당의 기세는 더욱 위협적이다. 새누리당은 9일 이정현 대표를 선출하며 파격적인 ‘호남 대표’시대를 열었다. 새누리당도 그간 주 전략인 ‘영남+α’를 넘어 호남 공략의 신호탄을 올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국민의당은 ‘집토끼’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전주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여는 등 호남 민심을 다잡는 데 치중하고 있다. 심지어 전남-북 갈등에 휘말리며, 외연 확장이나 전략의 변화를 줄 여유가 없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0일 “전주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에서 ”어제 보수정당 역사상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탄생했다“며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 결의하고자 한다“고 경계의 빛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국민의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호남을 챙기는 것은 좋지만 너무 위원장 발언이나 행보가 쏠려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있다”며 “우리가 국민의당이지 호남의당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까지 꺼낸 사람도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이슈 선점 싸움에서도 국민의당이 좀처럼 우위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총선 직후, 캐스팅 보트를 쥐고 정국에 강력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사드 논란을 비롯해 전기료 누진제까지, 이슈를 뒤늦게 추격하거나 이슈를 먼저 제기해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명확한 당론(黨論)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그러나 당의 존재감은 흐려지고, 군소 정당의 의견 표명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야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1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 국회(19대) 때 정의당 같은 군소 정당은 이슈를 선점해도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민의당은 상황이 전혀 다르긴 하지만, 이렇게 끌려다녀선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그냥 물 흐르듯 지나가 버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전 대표와 경쟁할 대권주자의 부재도 국민의당에겐 서서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대권 주자의 흥행에는 함께 스토리를 써나갈 페이스 메이커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정치권의 중론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당시 호남에서 ‘뉴 DJ 육성’을 약속으로 내걸었지만 아직까지 그림자도 찾아보기 어렵다. 안 전 공동대표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음에도 안 전 대표와 함께 띄울 경쟁자도, 조력자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안 전 대표도 당에서 키워낸 인물이 아닌 개인기로 인지도를 얻은 인사며, 본인의 실책이 아닌 당에서 불거진 리베이트 의혹으로 인해 물러났다. 안 전 대표는 지금 ‘강의정치’를 열며 당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정치계의 한 원로 인사는 지난 달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의 생존 여부는 사실상 다음 대선에 달려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줄 만한 대선주자를 낼 수 있느냐, 그리고 또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느냐가 국민의당의 미래에 강력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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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2016-08-11 17:14:50
국민의당이 너무 못하니 새누리당에 기대를 하는것이 됐군
이제 호남사람들도 국민의당에 지칠데로 지친듯 수십번 기회를 주고 또 주었으나
도저히 안되고 있음
당헌.당규원칙대로 하지 않고 권모술수를 할경우에는 더큰 화를 면하게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