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문화사업 투자규모는 전투적이나, 실적은 부진하다.” 문화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CJ그룹이 지난 몇 년간 업계에서 들었던 평가는 이러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그동안 투자했던 방송‧드라마 부문 실적이 힘을 얻고 있다. 단, 영화 부문에선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방송 부문 ‘맑음’
CJ E&M(이하 E&M)은 드라마‧방송사업(이하 방송사업)에서 자타공인 방송 트렌드를 주도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E&M 방송사업 매출은 9090억 원에 달하며, 영업이익 4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보다 매출 10.1%, 영업이익 1955%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도 방송사업에서만 지난해 동반기보다 매출 23%, 영업이익은 13% 늘어났다. 또 올 2분기에 디지털 광고 및 VOD(주문형비디오·다시보기), 해외 콘텐츠 판매도 고루 성장해 기타 매출이 891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67.8% 상승했다. 이는 지난 7월 사드 배치 악재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최근 전반적으로 방송 광고시장이 부진한 상황이라 E&M 또한 영향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드라마 <또오해영> <시그널>,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등 다양한 방송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방송트랜드를 주도하면서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특히 드라마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성장으로 업계에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올 상반기 스튜디오드래곤의 매출액은 250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5억 원이다.
특히 지난 3월 E&M은 스튜디오드래곤을 분할하며 드라마 제작역량강화에 했다. 스타작가들이 소속된 드라마제작사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도 진행했다. 지난 1월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가 소속된 문화창고와 화앰담픽쳐스에 이어, 지난 21일엔 <대장금> <선덕여왕> 등을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소속돼 있는 드라마제작사 KPJ를 150억에 인수한 것이다.
이에 증권가에선 스튜디오드래곤의 기업공개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신주 발행가액이 27만5000인 점을 감안, 스튜디오드래곤의 기업가치는 60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E&M 시가총액의 약 20%에 육박하는 수치다.
영화사업 ‘흐림’
하지만 올해 영화사업에선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 2분기 E&M은 영화사업에서 매출 406억 원, 영업손실 66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28.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그나마 선방을 한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다. <아가씨>는 박스오피스 매출 341억 원과 극장매출 260억 원을 거뒀다. <인천상륙작전> 역시 69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지만, 160억 원에 달하는 높은 제작비로 손익분기점이 500만 명에 달해 실질적 수익률은 높지 않았닥도 전해진다.
그 외 CJ가 내놓은 영화들의 성적은 처참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 <비밀은 없다>의 누적 관객 수는 100만 명을 넘지 못했고, <탐정 홍길동> <시간이탈자> <비밀은 없다>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베테랑> <히말라야> 등 메가 히트작이 쏟아졌던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실정이다. 여기에 E&M은 미국 배급대행사 청산관련 대손상각비 악재까지 겹쳐 6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CJ E&M이 올해 비효율적으로 영화제작투자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E&M은 오는 28일 CJ의 야심작 영화 <아수라>를 개봉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올해 내놓은 영화가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해 3분기 영화사업 실적 또한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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