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2차 TV토론]트럼프, “대통령되면 힐러리 감옥에 가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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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2차 TV토론]트럼프, “대통령되면 힐러리 감옥에 가게 할 것”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0.10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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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담패설 녹음', 힐러리 "트럼프의 행동은 대통령직에 적합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하는 것" 트럼프 "탈의실에서 한 단순한 잡담에 불과, 빌 클린턴이 더 심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미주리 주(州)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2차 대선 TV토론에서 다시 한 번 격돌했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짧은 형식적 인사만 나누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다.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미주리 주(州)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2차 대선 TV토론에서 다시 한 번 격돌했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짧은 형식적 인사만 나누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다. ⓒ 뉴시스

힐러리는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인종·종교·여성 비하 발언을 중심으로 공격했고, 트럼프는 빌 클린턴의 과거 성추문 의혹과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집요하게 제기하며 이에 맞섰다.

이날 토론은 CNN 앵커 앤더슨 쿠퍼와 ABC 기자 마사 래대츠가 진행을 맡았고, 청중이 후보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타운홀 미팅’으로 진행됐다. 청중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무당층 유권자들 중에서 갤럽에 의해 선정됐다. 두 후보는 무대를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청중의 질문에 답변했다.

청중으로부터 나온 첫 번째 질문은 ‘미국 교육’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힐러리는 “교육을 많은 사람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저를 뽑아주면 모든 미국인들과 손잡고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힐러리의 말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8000억 불 무역 적자를 봤다. 무역 재협상을 통해 교육조건을 개선하고 국경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이어 앤더슨 쿠퍼가 던진 ‘여성비하 음담패설 녹음 관련’ 질문에 트럼프는 “탈의실에서 한 단순한 잡담에 불과하다. 부끄러운 일이 분명하지만 사생활 잡담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동, 멕시코로부터 이민자가 들어오지 못 하게 할 것이며 미국을 다시 부자나라로 만들 것이다”며 화제를 돌리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힐러리는 “녹음파일은 여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짓을 하는지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이것을 듣고 본 사람은 그게 바로 트럼프의 본 모습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며 “이러한 그의 행동은 대통령직에 적합한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여성 사회자 마사 래대츠가 ‘음담패설 녹음’과 관련, 거듭된 질문을 하자 트럼프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과거 빌 클린턴의 성추문 사건을 꺼내들었다. 그는 “빌 클린턴을 봐라. 나보다 더 심한 말을 했다. 빌은 여성을 학대했다”면서 역공을 펼쳤다. 트럼프의 발언에 힐러리의 표정이 굳어지는 듯 했지만 이내 노련한 정치인답게 여유로운 모습을 되찾았다.

두 후보의 난타전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힐러리는 “트럼프는 칸 부부가 이슬람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히스패닉 연방판사를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그랬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시민이 아니고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면서 트럼프의 ‘종교·인종 차별’ 언행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자 트럼프는 힐러리에 최대의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제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해 특검을 임명하도록 하겠다”면서 “힐러리는 3만3개나 되는 이메일을 삭제했는데 누가 거짓말을 했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힐러리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미주리 주(州)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2차 대선 TV토론에서 다시 한 번 격돌했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짧은 형식적 인사만 나누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다. ⓒ 뉴시스

이에 대해 힐러리는 “명확하게 말하겠다. 실수였고 사과드린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재빨리 수습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여기에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 있다”며 “이메일 3만 3천개를 공개했다. 유권자들의 진짜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면서 정책으로 화제를 돌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건강보험 비용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힐러리가 트럼프에게 “먼저 답변하라”고 하자, 트럼프는 “당신이 먼저 하세요”라며 답변 순서를 놓고 서로 신경전을 이어갔다.

힐러리가 “보험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바마 케어가 승인됐을 때 그 전에 보험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줬다는 게 의미있는 것이다”라고 하자 트럼프는 “오바마 케어는 완전히 실패했고, 재앙이다”고 되받아 쳤다. 그러면서 “보험회사끼리 경쟁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계속된 토론에서 두 후보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대안보다는 책임 회피와 상대방을 비난하는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TV토론이 끝나자 언론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TV토론 사상 가장 추잡한 토론”이었다고 혹평했고, CNN방송은 “진흙탕 싸움이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어둡고 쓰라린 대결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토론이 힐러리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CNN이 여론조사기관인 ORC와 공동으로 TV토론 시청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클린턴이 잘했다는 응답이 57%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잘했다는 답변은 34%에 그쳤다.

이로써 클린턴의 대선가도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둔 셈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리며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차 TV토론은 10월 20일 네바다 주립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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