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카드]이중플레이 흔적…여야,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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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카드]이중플레이 흔적…여야, ‘혼돈’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11.03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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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밑그림 의혹 등 풍문 일파만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청와대가 갑작스런 ‘김병준 카드’를 내놓으면서 여야 모두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돌발인사’로 가장 황당해했던 건 국민의당이었다. 국민의당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국민대 교수)를 당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난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병준 교수가 딸 결혼식이 코앞이라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비대위원장 승낙은 그 이후에 하겠다고 해놓고…”라며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모두 황당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입장에선 김병준 내정자가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직과 총리직 사이에서 ‘이중플레이’를 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또한 3일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정확히 말하면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당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고집했던 인물”이라며 “적어도 합리적으로 판단해 본다면 김병준 카드가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측도 강력 반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국정 공백·진공상태를 만들고 또 쪽지를 내려 보내서 총리 인사를 발표했다"며 "대통령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준 내정자와는 참여정부 핵심참모 ‘동지’였던 문재인 전 대표 또한 “박 대통령이 분노한 민심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여당에서도 반응은 차가웠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천길 낭떠러지에서 추락하고 있는 나라를 구할 마지막 방안마저 걷어찼다”고 개탄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야당과는 물론, 여당과의 소통도 없는 일방적 인사 발표는 위기 극복의 해법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단, 친박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만이 “김 내정자를 부정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야당의 대승적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리직 수락 배경에 대해 입장을 밝히던 중 울먹이고 있다.ⓒ뉴시스

이번 돌발인사에 김기춘이 거론되는 이유

그렇다면 왜 하필 ‘김병준 카드’였을까.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실장을 맡을 만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인사로 꼽힌다. 거국내각제 혹은 책임총리제 논의가 나왔을 당시에도 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 중에서도 김 내정자는 ‘야권 성향’이 강한 인물이었다.

김 내정자가 민주당에겐 ‘친노 인사’였고 국민의당에겐 ‘비대위원장 후보자’였던 인물이었기에, ‘협치’ ‘통합’ 등과 같은 명분을 들기에도 충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막후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건 은폐를 지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이슈전환을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슈를 바꾸려는 흔들기다”라며 “딱 이번 인사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향기가 난다. 당장 총리감이 맞냐, 아니냐 얘기가 나돌잖느냐. 최순실 게이트는 쏙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앞서 청와대 돌발인사 발표 전날인 지난 1일,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 회의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번 사태의 상황을 장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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