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35만이라더니…훨씬 더 많아 보이는데?”
저녁 6시 30분 경 종로 2가 쪽에서 광화문 광장 쪽으로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가던 한 시민의 말이다.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 5차 범국민 촛불집회는 날이 어두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5시 기준으로 주최 측은 참가자가 35만 명 이라고 발표했으나, 약 한 시간 뒤 60만명(경찰 추산 30만)이 넘는 인파가 광장을 메웠다.
메인 무대가 있는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청와대를 빙 두른 길엔 사람들 운집해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다. 참가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모여든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퇴진’을 외쳤다.
추운 날씨에 시민들은 마스크를 두르고 핫팩 등으로 손을 녹였다. 손을 입김으로 녹여 가며 "박근혜는 퇴진하라""대통령은 하야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근처 상인들은 '마스크·촛불·핫팩'을 '하야 3종세트'라며 판매키도 했다.
핫팩을 구매하던 권 모 씨(경기안양‧남‧자영업)는 “비아그라 이야기를 듣고 누가 만든 농담인줄 알았다”며 “아직도 끊임없이 거짓말만 해 대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제 혐오스러울 지경이다. 좀 더 오래있으려고 핫팩을 사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인 장 모씨(22·남)는 "그 동안 개인사정으로 시위에 나오지 못 해서 아쉬웠는데, 오늘 참가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살면서 내내 부끄럽지 않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집회장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현수막을 앞세우고 구호를 외치며 걷는 이들에게 인도에 서 있던 많은 시민들은 '잘한다''자랑스럽다'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손나팔로 학생들을 응원하던 최 모 씨(서울 서대문구·남·50대)는 "어린 세대가 민주주의를 직접 배우고 있는 것 같아서 뒤가 든든하다"며 "이런 학생들이 향후에도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탱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밤이 깊어갔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은 늘어났다. 방송에 맞춰 시민들은 다 같이 촛불을 들며 장관을 연출했다.
어느새 기자의 우비에도 누군가 스티커를 붙였다. 스티커에 써 있는 문구는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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