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갑질?…주유소 공급 기름양 '자기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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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의 갑질?…주유소 공급 기름양 '자기맘대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2.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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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GS칼텍스 등 주유소에 정량 제품 공급안해 논란
정유사 제멋대로식 유통에 '주유소만 봉'
"일부 주유소 온도 없이 출하전표 요청"…'책임전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일부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부피 단위로 기름을 판매하면서 출하전표에 온도를 명시하지 않거나, 온도 보정을 하지않고 정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제보자 제공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등의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정량의 석유 제품(이하 기름)을 공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정유사들은 거래처에 부피 단위로 기름을 판매하면서 출하전표에 온도를 명시하지 않거나, 일부 주유소에만 온도 보정(온도와 비중에 따른 부피 환산 수량)을 실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휘발유, 경유 등의 기름은 온도에 따라 부피가 들쑥날쑥해지기 때문에 법(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으로 15도 기준의 물량 거래를 정하고 있는데, 정유사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식 유통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는 기준 온도인 15도에서 1도 증가할 때마다 부피가 각각 0.11%, 0.9% 커지는 성질이 있어, 기름 온도를 명시하지 않을 경우 부피 단위 거래에서 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30도의 휘발유 2만ℓ를 거래하는 주유소는 기준 온도 대비 부피가 1.65% 늘어난 기름을 공급받게 돼 같은 2만ℓ를 받더라도 단순 계산상으로 1만9670ℓ, 즉 330ℓ만큼 뻥튀기된 기름을 받게 되는 구조다.

실제로 한 주유소는 지난해 7월 말 GS칼텍스로부터 25.6도의 휘발유를 1만2000ℓ 공급받았는데, 온도 보정없이 정산이 이뤄졌다. 이러한 경우 기름 부피는 1.166% 늘어나 139.92ℓ의 손실을 보게 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당시 1430원 가량했던 휘발유 값으로 환산, 20만원 가량 손해인 것이다.

정유업계에서 통용되는 온도 보정 방식을 적용해도 실제 공급된 양은 1만1835.6ℓ(온도 25.6도, 밀도 0.7216g/㎤시 부피환산 계수 0.9863과 유량 1만2000ℓ를 곱한 값)로, 실질적으로 약 164.4ℓ(23만5000원)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는 주유소들은 정량 확인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정유사들이 제공하는 전표에만 의존해 그 양을 파악해야 하는 동시에 기존의 거래 관계 때문에라도 정확한 계량을 할 수 있는 계량기 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이 이를 악용,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실정이다.

류병택 오일시스템 대표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제공자 입장에서는 높은 온도의 기름을 납품할수록 정량을 속여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기름 온도가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아예 적지 않은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국 곳곳의 주유소들로부터 입수한 전표들을 보더라도 이들의 꼼수가 확연히 드러나는 데, 정유사가 계량기준으로 삼고 있는 부피단위 방식인 Gross(비교법)방식은 평균 기온 상승, 지역별 기온 차이 등으로 인해 수요자는 정량을 공급받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더불어 겨울철에도 정유사가 제공한 기름 온도가 10도 이하로 크게 떨어지지 않은 점과 겨울이 짧아지는 등의 기후 변화를 따졌을 때, 정유사가 겨울철 기름 부피 감소로 인해 손해보는 양은 봄·여름·가을에 파는 양으로도 충분히 상쇄하고 남는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제보자가 본지에 전달한 GS칼텍스의 특정 주유소 출하전표 정리표를 살펴봐도 지난해 10월말부터 12월 말까지 공급한 휘발유 온도는 최고 18.5도부터 최저 8.1도로 같은해 8월 말에서 10월 말 사이 최고 32.1도, 최저 23.9도 대비 그 폭이 확연히 작다.

심지어 에쓰오일의 경우에는 일부 출하전표에 공급된 기름의 탱크번호, 비중(밀도)를 명시했음에도 온도는 공란으로 비워놨다. 또 다른 주유소에 제공된 출하전표에는 2016년 1월부터 4월 추운 계절 사이의 기름 온도는 명시돼 있지 않은 반면 그 외의 달에는 온도가 찍혀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온도 보정은 주유소 전체에서 100% 이뤄지고 있으며, 간혹 일부 주유소 사장님들이 온도없이 출하 전표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장님들이 여름과 겨울마다 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손해가 없다고 판단, 온도 보정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름 온도와 관련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되풀이되고 있지만, 정유사에서는 온도에 따라 부피가 얼마나 변하는지 맞춰서 정확히 정산을 하고 있기에 문제가 절대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주유소에 계량기가 없어 기름 공급시 정량 확인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도 "에쓰오일은 정확한 계량 시스템을 가지고 제품을 출하하고 있으며, 주유소들의  개별적인 계량 시스템 도입은 그들의 문제다. 왜 에쓰오일의 문제로 몰고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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