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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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9.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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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진보적, 더 서민적 정당으로 거듭나야”

7.28 재보선 참패로 인해 당 지도부 일선에서 물러났던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가 오는 10월 3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선언, 민주당 차기 전대를 두고 당내 빅3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과 필패구도를 바꿔내 대선 판을 더 크게 획기적으로 키워야 하고 민주당이 더 큰 그릇이 돼야 한다”며 “이길 수 있는 대선 판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으로는 당 안팎의 인물들을 경쟁력 있게 키우거나  영입할 수도, 차세대 젊은 리더들을 양성할 수도, 야권연대에 앞장 설수도 없다”면서 “2012년 승리를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욕심을 비울 사람이 당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10.3 전당대회가 대선후보가 대선후보간 경쟁이라는 착시현상에서 벗어나, 당 지도부 선출이라는 본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 후보 진영의 자제와 경각심을 촉구한다”면서 “이번 전대가 당내 대선후보들을 보호하고 민주당의 역량을 강화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당 대표를 맡아 ‘선당후사’의 정신을 온 몸으로 실천해왔다”면서 “정세균만의 개혁과 소통의 마인드, 개혁적 시민사회진영 및 야4당과도 두터운 신뢰관계 등 이런 장점들을 통해 먼저 민주당을 강화하고 대선후보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야권연대와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역설했다.

정 전 대표는 “한국사회는 저출산 고령사회, 고용 없는 성장시대,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더 진보적, 더 서민적, 더 실천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민주당의 이념 노선에도 불을 지폈다.

또 “지난 15대 국회에 정치에 입문해 지금까지 일관되게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와 정치적 고락을 함께 해 왔고 김대중, 노무현 두 분 정치인과 정치적으로는 물론 인간적 신뢰도 저버린 적이 없다”면서 “민주당 법통과 민주정부 10년의 가치와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자부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의 계승한 적자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가 지난 8월 22일 오전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 전 간담회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 뉴시스


6.2 지방선거의 승리, 7.28 재보선의 패배 등 선거 승리-실패 방정식과 상관없이 천정배, 문학진, 김영진 의원 등 당내 비주류 그룹 등의 ‘불순한 당권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 전 대표의 경쟁력은 어떨까.

일단 정 전 대표는 6일 당무회의에서 결정된 순수집단지도체제·당권-대권 분리·대
의원 투표+당권 여론조사 30% 등을 골자로 하는 10.3 전대 룰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결코 유리하지 만은 않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특히 대표와 최고위원의 분리 선거가 통합선거로 바뀌면서 당내 486그룹이 정 전 대표보다는 486그룹 대표주자들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486그룹 등 당내 세대교체론의 주자들이 지지를 하지 않을 경우 당내 비주류 그룹 등의 ‘정세균 비판’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여 정 전 대표로서는 이래저래 고민인 셈이다.

우상호 민주당 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내 486그룹의 이인영 전 의원, 백원우, 최재성 의원 등이 9월 10일 등록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했다”고 밝혀 정 전 대표의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게 됐다.

또 10.3 전대를 앞두고 민주당의 지역위원장 선정에서 정 전 대표가 90여명을 확보해 손학규 전 대표 70여명, 정동영 의원 50여명 등에 비해 월등히 많은 지역위원장을 확보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의원의 경우 지지성향을 뚜렷한 50여명의 지역위원장들을 확보했지만 정세균-손학규 전 대표 측은 지지성향이 겹친다"면서 "손 전 대표를 지지하는 70여명의 지역위원장은 막판에 정 전 대표에게로 갈 가능성도 많고 그 반대도 가능해 정세균-손학규 측 모두 불안한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재보선부터 7.28 재보선 전까지 잇따른 선거 승리로 인해 ‘복장’이라고 불렸던 정세균 전 대표.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며 민주당이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차기 대표직 수성에 실패하며 사실상 정치적 유배생활에 들어갈까. 정치권의 시선이 민주당 전대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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