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5 토 17:14
> 뉴스 > 오피니언 > 칼럼
     
[칼럼] 개헌의 불씨를 되살리자
<강상호의 시사보기> 개헌, 시대의 과제이자 피할 수 없는 숙제
2017년 03월 31일 (금)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는 뉴스가 나온다. 그리고 19대 대통령 후보 당내 경선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자들의 포효하는 모습과 지지자들의 연호가 화면을 채운다. 체포된 권력과 떠오르는 권력이 오버랩 되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1987년 이후 거듭되는 대통령들의 불행을 두고 혹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이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현행 대통령제의 실패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라고 말한다. 이들 중 전문가적 소양과 경륜을 갖췄다고 여겨지는 사람들까지 제도보다는 리더십의 문제라고 지적할 때 솔직히 절망을 느낀다. 그들이 진정 87년 체제가 갖는 제도적 문제점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보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유력 대선 후보자의 캠프 인사가 19대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주장하는 세력을 마치 권력을 탐하는 자들의 야합 정도로 비난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상황인식과 진의가 의심스럽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헌을 공론화 하고 개헌특위를 출범시켰을 때, 개헌 특위에 참여한 자문위원들은 4가지 개헌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첫째 대선 전 개헌, 둘째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셋째 대선 전 개헌 발의와 대선 후 국회의결 및 국민투표, 넷째 대선 후 개헌이었다. 그런데 개헌특위 자문회의 전체회의가 처음 열리던 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가 공전되어 대선 전 개헌이 안 될 경우 신정부에서 개헌 논의가 무산될 것을 우려해 대선 전에 ‘언제까지 개헌을 한다’는 부칙 개헌만이라도 하자고 제안하였다. ‘김형오 안’ 혹은 ‘개헌을 위한 개헌 안’으로 불린다.

대선 전 개헌이나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해서는 국회가 최소한 대선 40일 전에 개헌을 발의해야 한다. 개헌 발의 후 국회의결 전 20일 간 공고해야하고, 국회의결 후 국민투표 전 18일 간 공고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대선 일자인 5월 9일에서 역산하면, 3월 30일 이전에 개헌을 발의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3당 원내대표가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합의했지만 결국 이 날을 넘겨 무산되고 말았다.

이제 남은 방안 중에서 가장 강력한 방법은 대선 전 4월 말까지 합의 된 개헌안을 만들어 국회가 발의를 하거나 아니면 개헌 시기를 담보하기 위해 최소한 ‘김형오 안’으로 발의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일단 대선 전 개헌안이 발의되면 대선 후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개헌절차는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선을 앞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모든 정당들이 대선 과정에 몰입되어 개헌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대선 전 4월 말 개헌 발의는 불가능해 보인다.

국회 개헌 특위는 4월 12일 개헌 특위 자문회의 전체회의를 열고, 5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의 대통령 후보자들을 국회로 불러서 헌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한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기간 중 광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몇몇 대선 예비 후보자들이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겠다고 서명을 한 바 있지만, 국회차원에서 각 당의 최종 대통령 후보자들을 불러서 개헌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서명까지 받을 수 있다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행사로 보인다. 그러나 2번에 걸친 내각책임제 합의서 파기 등 과거의 사례를 볼 때 그 구속력에 대해서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회 개헌 특위는 차제에 확실한 개헌 약속과 담보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개헌을 위한 제2의 촛불을 들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 만큼 개헌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개헌 특위가 구성되고 자문회의가 속개될 때마다 개헌 논의의 중심 과제중 하나는 ‘분권’과 ‘협치’였다. 집행권의 분권뿐만 아니라 양원제를 통한 의회 권력의 분권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분권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19대 대선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더라도 현재의 국회의석 분포를 고려하면 여소야대 정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협치’는 차기 정권의 숙명적 과제가 되었다.

운영의 묘를 통해 현행 헌법 하에서도 ‘분권’과 ‘협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분권’과 ‘협치’는 정치적 배려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강제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헌은 시대의 과제며 피할 수 없는 숙제다. 개헌의 불씨를 되살려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으로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가 끝나기를 바란다.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국민 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현)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현)

     관련기사
· [칼럼] 분권형 대통령제가 현실적 대안이다· [칼럼] 상춘재의 굴욕과 체포된 권력
· [칼럼] 독도주권교육 실시를 촉구한다· [칼럼] 핵무장 논의 공론화 하자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의 다른기사 보기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