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의 명암]고객 끌기엔 성공…리셀러·상술논란 등 부작용 ‘여전’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정판의 명암]고객 끌기엔 성공…리셀러·상술논란 등 부작용 ‘여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12.04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11월 24일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울산점에 평창 롱패딩을 구입하려는 시민 180여 명이 몰려와 줄을 서 있다. ⓒ뉴시스

유통가가 평창롱패딩을 비롯해 플래너, 캐릭터 인형 등 한정판 마케팅으로 고객 몰이에 한창이다. 특히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마케팅과 연말 시즌이 겹치면서 열기가 더 뜨거워졌다. 하지만 웃돈 판매와 과소비 조장 등 부정적 여론도 여전한 분위기다. 

최근 한정판 제품 판매로 가장 뜨거웠던 곳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지난 1일 오후 3시부터 카카오프렌즈 크리스마스 한정판 인형 5종 세트를 한 번에 구입할 수 있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했다. 

매장당 50세트를 선착순으로 한정 판매하며, 빅맥 세트 1개를 포함해 카카오프렌즈 인형 5종이 4만 원에 판매됐다. 1인당 1세트만 구매가 가능하도록 제한됐다. 행사 당일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장마다 수십명이 몰려 대기줄이 형성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행사 당일 오후부터 상품 판매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웃돈을 얹는 판매자가 대다수라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정작 항의를 받은 판매자는 “구매하느라 시간 투자 한 걸 생각하면 원가에 그대로 파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되받아쳤다. 

특히 이번 카카오프렌즈 인형 이벤트는 맥도날드의 HUS(용혈성요독증후군) 논란 가운데서도 성황리에 진행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행사 바로 전날인 지난달 30일에는 검찰이 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햄버거용 패티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맥도날드 납품사 맥키코리아 임직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바로 다음날인 1일은 맥도날드가 해당 납품업체와 공급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햄버거병’ 논란 속에서도 현재 SNS 등에서는 카카오프렌즈 인형 사진과 구매 후기가 맥도날드 관련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카카오프렌즈 인형의 인기로 최근 HUS 사건이 여론에서 멀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 맥도날드 카카오프렌즈 인형이 한 포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포털 중고거래 사이트 캡처

앞서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라이선스 업체인 롯데백화점이 주문·제작한 평창롱패딩은 패션업계 전반에 롱패딩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3만벌이 완판됐다. 

출시 이후 백화점 앞에는 패딩을 구입하려는 밤샘 대기줄이 형성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평창롱패딩은 1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진 데다 한정판 소장심리까지 건드리면서 열풍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평창롱패딩 역시 비정상적인 웃돈 거래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 4일 현재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평창롱패딩은 보통 20만~2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싸게는 30만원대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정가가 14만9000원임을 고려하면 중고 거래가가 30% 이상 뛴 셈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 평창롱패딩의 인기 요인이라고 하는데 구매에 드는 시간, 웃돈 거래 등의 비용을 따지면 결국 기존 패딩들과 별 차이가 없는 가격일 것”이라며 “구스 비율도 업체들이 대부분 8:2로 하고 있는 만큼 양이 얼마나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스타벅스도 지난 2003년부터 15년째 고객 사은 차원에서 연말 한정판 플래너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색채기업 팬톤과 협업한 플래너 5종을 선보였다. 

플래너는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일정 기간 동안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 e-스티커를 모은 고객들에게 선착순 증정되며, 권당 3만2500원에 별도로 구매할 수도 있다. 

회사 측은 고객 사은 행사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상술 논란’은 매년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다이어리 가격은 △2012년 2만2000원 △​2014년 2만7500원 △2016년 3만2500원으로 인상됐다. 동종업계에서 판매용으로 내놓는 다이어리 제품 중 최고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는 인기에 다이어리 리셀러(Reseller)도 매년 기승이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다이어리를 살 때 필요한 e-스티커까지 개당 혹은 완성본으로 거래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제품은 요즘같은 SNS 시대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손쉽게 남들과의 차별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면서도 “웃돈 되팔기, 불필요한 지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신껏 소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