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직무스트레스, 우울증과 알코올 사용 장애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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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직무스트레스, 우울증과 알코올 사용 장애 악화 우려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8.01.24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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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김인향, 김정현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김인향, 김정현 교수(좌로부터).ⓒ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공공의료사업단 김인향, 김정현 교수팀이 설문조사를 통해 ‘소방관의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이 우울증 및 음주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기도 소방공무원 7151명을 대상으로 소방관의 정신질환 및 위험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직무스트레스가 높을수록, 그리고 회복탄력성(역경이나 고난 이후 본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심리적 힘)이 낮을수록 소방관이 겪는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 위험이 높아졌음을 밝혀냈다.

소방관은 직업적 특성상 항시 외상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및 알코올 사용 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10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정신질환들은 각각 따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동반돼 나타나며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혹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가 공존할 경우, 소방관들의 개인적인 삶과 공적인 삶의 영역 모두에서 겪는 어려움은 상당히 심각하다.

이런 이유로 소방관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제고되고 있지만, 국내외적으로 소방관의 정신건강에 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은 외상에 노출된 소방관에서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을 파악하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의 분석결과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 이였으며, 직무 스트레스 점수가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는 0.006점, 알코올 사용 장애 점수는 0.005점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회복탄력성 점수는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가 0.147점, 알코올 사용 장애 점수는 0.069점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7,151명의 소방관이 지난 한 해 경험한 외상 사건은 평균 9.5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석결과를 통해 기존에 정신과적 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소방관이라도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에 따라서 우울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에 대한 취약성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인향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직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키면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소방관은 외상 노출, 응급상황, 교대근무, 감정노동으로 인해 그 누구보다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만큼, 근무 여건 개선에 관심을 두면서 발생 가능한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인마다 타고난 회복탄력성의 정도는 다르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듯이 충분한 휴식과 여가, 규칙적인 운동, 긍정적인 태도와 같은 훈련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은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와의 협약을 통해 2017년 2월부터 경기도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실시, 2017년 한 해 동안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239건의 진료, 91건의 심리검사, 23개 소방서 정신건강 순회 교육, 경기도 소방학교 교육 등의 활동을 펼친 바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나기영 부단장은 “소방관에게 발병하는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를 예방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 및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앞으로도 소방관의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소방관의 건강증진, 나아가 국민 전체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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