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중심에 선 박근혜, 북풍 몰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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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 중심에 선 박근혜, 북풍 몰아낼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2.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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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박근혜 전 대표 사찰 당했다” 폭로…정치권 파장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년 총선 이전까지 청와대와 검찰의 사정정국과 민주당의 권력형 비리와 사찰 관련 폭로가 이어질 것이다.”

지난달 16일 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과 관련, 강기정 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대포폰 등 불법사찰 논란이 일시에 덮어지자 민주당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이후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승부수인 ‘100시간 시한부 농성’과 ‘주국야서(낮엔 국회에서 밤엔 서울광장에서 싸운다)’투쟁이 실익 없이 끝나자 당분간 북풍(北風)이 정국을 휩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불법 사찰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그간 수면 아래에 가라앉았던 MB정부의 불법사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제118차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2008년 당시 박 전 대표가 C&그룹 임병석 회장의 누나가 운영하는 강남의 다다래 일식집에서 식사를 한 것이 사찰의 과녁이 됐다”며 “전남 영광 출신의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왜 그 집에 박 전 대표를 모시고 갔는지, 박 전 대표와 임 회장의 회동이 있었는지, 무슨 얘기가 오고갔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이창화팀이 여주인과 종업원을 내사했다”고 주장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 뉴시스

그러자 즉각 이성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대표와 임 회장의 회동은 없었다”며 불법 사찰 논란에 뛰어들었다.
 
이 의원은 이날 “2007년 9월 박 전 대표와 함께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끝난 이후 다다래 식당에 간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 경선에 참여한 실무자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며 이석현 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다다래 식당은 그 당시 갔던 식당 중 하나다. 이곳이 임 회장과 관계된 것인지는 몰랐다”며 “여기서 박 전 대표와 임 회장이 만났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7.14 한나라당 전당대회 기간 중 불법사찰과 관련해 정두언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였던 이 의원은 전대가 끝나자 “(불법사찰과 관련해)기회가 되면 얘기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고수한 채 침묵모드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불과 100여일 후 박 전 대표와 이 의원은 친이계 내부의 권력 사유화 논쟁에 불과했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단번에 한나라당 친이-친박은 물론, 여야 정치권을 강타하는 블랙홀로 작용하게 만들었다.
 
논란의 당사자인 박 전 대표는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에 앞서 ‘C&그룹 임병석 회장과 만난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병석이 누구예요”라고 반문했다.

‘강남의 한 식당에서 임 회장을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식당이요. 기억도 안 나고 내용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10 백봉신사상 수상식’에서도 기자들이 불법사찰과 관련해 질문을 던지자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해 한미 FTA,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 검찰의 사정수사 등 각종 핫 정치이슈가 단번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에서 친박계는 어떤 포지션을 취하게 될까.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은 친이계의 권력사유화 논쟁, 야권의 대여공세 수단에 이어 이젠 친박계까지 끌어들이며 정치권을 강타, 향후 정치지형을 요동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논평을 내고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이번엔 박근혜 전 대표까지 거론했다”며 “사실과 다른 의혹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내놓은 뒤 아니면 말고 식의 전형적인 민주당식 저질 폭로”라고 비난했다.

또 “여권 내 분열을 노리려는 얕은 수이자 새해 예산안 처리의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며 “민주당은 저질 폭로 정치를 즉각 중단하고 진정 국민을 위한, 국익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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